AI發 일자리 격변, 시장 유연화로 대응력 높여야

파이낸셜뉴스       2026.02.26 18:53   수정 : 2026.02.26 18:53기사원문
AI 노출 많은 회계직 고용 크게 줄어
대규모 실직 가상 전망에 월가 충격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노출도가 높은 직무에서 청년 고용 양극화가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6일 발표한 '생성형 AI 고노출 직업 현황과 최근 청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 사무직에선 청년 채용이 줄고, 고숙련 전문직은 늘었다. AI 고노출 직업군은 회계경리, 금융보험, 고객상담, 작가·통번역가,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해당된다.

고용 변화 분석 기간은 지난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다. 구체적으로 회계경리, 고객상담, 작가군 등에서 고용이 크게 줄었고 컴퓨터, 금융보험, 인사경영 등 직군에서 고용이 늘었다. 연구 결과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특정 직무에선 생성형 AI가 저연차 직원의 업무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하지만 AI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대체 가능한 직군이 늘 것이고, 이럴 경우 신규 채용부터 줄일 가능성이 높아 청년 채용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정부의 지난 1월 고용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AI 노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이례적으로 감소했다. AI발 노동시장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예산정책처는 AI 확산이 고용 감소의 직접적 요인이라는 근거는 분명치 않다면서도 AI발 일자리 변동성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시장 실태를 제대로 파악, 대응책을 서두르는 것이 맞다.

AI발 일자리 공포는 최근 미국 월가를 뒤흔든 '시트리니 보고서'에서도 확연하다. 미국 중소 리서치회사인 시트리니 리서치가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8 글로벌 지능위기' 보고서엔 아찔한 내용이 수두룩했다. 2년 뒤 가상의 미래를 담았는데, 초고성능 AI 도구가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노동·금융 시장이 대격변에 휩싸인다는 게 골자다.

대규모 실업사태로 소비가 줄고 기업은 수익 확보를 위해 AI 투자를 더 늘린다. 감원 열풍은 더 심해지고,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못 갚는 사례가 속출한다.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은 몰락하고, 2008년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대혼란이 2028년 벌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명도가 낮은 중소 리서치회사의 가상 시나리오였을 뿐인데 보고서에 언급된 기업들 주가는 줄하락을 면치 못했다. IBM은 200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 전체가 같이 공포에 질렸다.

백악관은 공상과학 소설에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일축했으나, 보고서 파장을 단순 해프닝으로만 볼 순 없다. 앞서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5년 내 화이트칼라 일자리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JP모건 등 월가는 대규모 직원 재배치 계획을 언급했다. 우리의 경우 경직된 시장구조부터 유연하게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근로시간과 임금·계약조건이 우리나라처럼 융통성 없는 나라가 많지 않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최근 발표한 국가별 노동법제 유연성 순위를 보면 한국은 전체 9개국 중 최하위다. 1위 미국의 절반에 못 미치는 43점을 기록했다. 9개국 평균(70.61점)과 비교해도 크게 아래이고 제조업 경쟁국인 대만(65점), 중국(65점)보다 밑이다.
노동시간당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돈다.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AI발 대응력을 위해서도 시장이 유연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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