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한은 3조 국고채 매입
파이낸셜뉴스
2026.03.10 10:25
수정 : 2026.03.10 10: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서울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한국은행이 3조원 규모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서며 단기 안정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시장금리 흐름은 결국 국제유가 방향성에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9.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420%에 마감했다.
시장 변동성을 키운 것은 국제유가다. 대표적 원유 지표인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이란 사태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가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원유 순수입국인 한국의 경우 고유가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채권시장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수급도 시장을 흔들었다. 전날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만9056계약, 10년 국채선물은 1642계약 순매도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긴축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과거에도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던 시기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쟁의 단기 해소 시나리오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4분기로 지연되거나 부재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국은행 역시 동결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유가 상승 압력이 강해질수록 긴축 전환 경계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유가가 수요 위축과 경기 하방 압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전반적인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앙은행들이 빠르게 긴축으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 매입 규모는 총 3조원으로 3년·5년·10년물 등 주요 지표물을 대상으로 한다.
안 연구원은 “단순매입은 금리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금리 하락 전환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며 “역대 최대 수준인 3조원 매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시장금리 안정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금리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국제유가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여부에 따라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이 강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은이 유가 급등만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자극되면서 시장금리에 상방 압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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