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 공사비 아끼려다 생겼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0 15:16
수정 : 2026.03.10 14:41기사원문
감사원 "활주로 경사 허용 뒤 높이차는 둔덕·기초구조물로 보완" 무안 등 8개 공항 14개 로컬라이저, 취약성 미확보 상태로 운영
[파이낸셜뉴스] 무안공항 로컬라이저(LLZ) 둔덕이 공사비 절감 과정에서 형성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10일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당초 지형에 가깝게 활주로 종단경사를 허용하면서 생긴 높이차를 둔덕과 기초구조물로 맞췄고 이 과정에서 충돌 시 쉽게 부러져야 하는 취약성 기준을 확보하지 못한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공사비 절감하려 활주로 경사 허용…높이차는 둔덕으로 메워
감사원은 이날 공개한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감사결과에서 무안 등 국내 지방공항에 둔덕이 발생한 원인으로 이같이 지목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로컬라이저는 전파 방해를 막기 위해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높아야 하는데, 활주로와 종단안전구역에 경사를 두면 로컬라이저는 더 높아지고 기초도 더 튼튼해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공사비 절감을 위해 당초 지형에 가깝게 활주로 종단경사를 허용했고 이로 인해 생긴 높이차를 둔덕 등 기초구조물로 맞췄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국토부가 무안 등 8개 공항 14개 로컬라이저를 규정과 달리 부러지기 어려운 콘크리트 둔덕이나 기초구조물로 돌출되게 설치했다고 판단했다. 무안공항의 경우 콘크리트 기초구조물과 둔덕 높이가 2.4m, 제주공항은 기초구조물 높이가 5.1m에 달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문제는 설치 이후에도 장기간 시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이들 8개 공항 14개 로컬라이저를 한국공항공사(KAC)에 인계한 뒤에도 최대 22년간 공항운영증명과 정기검사 과정에서 취약성이 확보된다고 잘못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무안공항 개량사업 과정에서도 취약성 확보는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항행안전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무안 등 5개 공항 7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의 취약성을 개선하지 않은 채 오히려 보강 설치했다. 부산지방항공청도 개항 당시와 동일한 구조라는 이유로 기준 미달 설치계획을 별도 취약성 검토 없이 승인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국토부 혁신방안도 부실 판단…경량철골도 ICAO 기준 미달
감사원은 국토부가 올해 4월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방안'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무안 등 5개 공항 7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을 경량철골 구조로 교체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감사원은 이 경량철골 구조 역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취약성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무안 등 9개 공항 종단안전구역을 로컬라이저까지 연장하는 등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무안공항 개량사업 실시계획 검토·승인과 준공확인 전 사용허가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담당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에게는 부러지지 않는 재질과 구조로 설치된 8개 공항 14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과 개선사업에서 제외된 여수·김포공항 기초구조물을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개선하고, 설계·시공·감리업체에 대해서도 국가계약법에 따라 적정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로컬라이저 설치 시 구조계산과 전문시공 능력을 갖춘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참여조건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