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직 KDI 원장의 경고… "韓경제 2030년 마이너스 성장"

파이낸셜뉴스       2026.03.10 15:00   수정 : 2026.03.10 18:16기사원문
金원장,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
정권 바뀔 때마다 성장률 1%p↓
2029년 '피크 코리아' 현실화
인적자본 전략 모방서 창조로
금리 통한 단기부양 신중해야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임 원장이 한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 추세를 막지 못할 경우 203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수요 부양 정책에 신중을 기하고, 국가 인적자본 전략을 '창조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10일 세종시 반곡동 KDI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률은 지난 30년간 5년마다 1%p씩 하락해 0%대에 진입했다"며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장기 성장률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약 1%p씩 하락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30년간 성장률 하락에 대응해 반복적으로 시행된 총수요 부양 정책은 주로 단기적 진통제 역할에 그쳤다"며 "이로 인해 주택 가격과 가계 부채만 상승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에는 성장률이 -(마이너스)0.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2029년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있어 '피크 코리아'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 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김 원장은 '모방형 인적자본에 기반한 경제 체제'를 지목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선진 기술을 단순히 따라가는 방식의 성장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인터넷과 인공지능(AI) 등 기술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 지식을 단순히 습득하는 방식만으로는 혁신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국가의 인적자본 전략을 '모방'에서 '창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력한 재정 지원과 창의성 중심 교육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 제도'와 '창의 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의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 일부인 약 1조원을 활용해 아이디어 하나당 1000만원을 지원하면, 국민으로부터 10만개 이상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확장 재정 정책이 '가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총수요부양 정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금리나 재정을 통한 단기 경기 부양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장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재정 정책은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취약계층,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진통 완화' 차원의 재정 지출은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추경 규모와 관련해서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중동 사태로 인한 연간 경제성장률 조정과 관련해서는 "국제 정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 올해 연간 성장률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태가 얼마나 확산되고 장기화될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환율과 관련해서는 "경제학자들도 가장 예측하기 어려워하는 것이 환율"이라며 "교수의 시각으로 보면 장기적으로 환율은 한국 경제 성장률 하락과 마찬가지로 점차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