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에 원청 교섭 요구 쇄도…기업들 "1호 판례 될까" 긴장

뉴시스       2026.03.11 13:34   수정 : 2026.03.11 13:34기사원문
노란봉투법 시행 교섭 요구 확산 407개 하청노조 8만1600명 참여 221개 원청 사업장 대상 공문 전달 재계, '1호 판례 기업' 될까 부담 사용자성 판단이 향후 핵심 쟁점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이창훈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과 동시에 하청 노조들이 원청 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단체교섭 요구에 나서면서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 사이에서는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특정 기업이 '노란봉투법 1호 판례'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제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첫 판례가 향후 노사 관계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고용노동부와 재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조선·자동차·해운·철강 등 주요 제조업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 공문이 잇따라 전달됐다.

고용부는 전날 오후 8시 기준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 소속 8만1600명이 221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화오션·포스코·쿠팡CLS·부산교통공사·화성시 등 5개 원청 사업장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사실상 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해 회사 게시판 등에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다"며 "고용부와 관련 법령이 정한 범위에서 협력사 등과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법령에 따라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충실히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현대모비스·HD현대중공업 등도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 공문을 받은 만큼 조만간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제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만큼 우선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뒤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노동계가 교섭 해태를 부당노동행위로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지만 교섭 개시가 곧 교섭 대상 인정이나 모든 의제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들은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노란봉투법 첫 판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대응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하청 노조와 원청 간 교섭 과정에서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넘어서는 교섭 요구를 이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부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노사 간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를 넘어서는 무리한 요구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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