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추경 검토, 선거용 포퓰리즘은 경계를
파이낸셜뉴스
2026.03.11 18:18
수정 : 2026.03.11 18:18기사원문
민생지원 등 위한 '벚꽃 추경'될 듯
꼭 필요한 곳에 엄정하게 집행해야
이어 11일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과 경제를 위해 추경을 포함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안 마련과 국회 처리 과정을 감안할 때 4월경 '벚꽃 추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추경을 추진하는 것은 고유가 충격으로 물가·환율·금리가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3고(高)' 공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고물가로 경제 전반이 고통을 받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최소 0.3%p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1.1%p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한 정책 대응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세수여건이 양호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호조로 올해 법인세 수입은 당초 전망치인 86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추경을 10조원 규모로 편성한다면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초과세수로 충당할 수 있다. 다만 그 이상의 추경을 편성할 경우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지고, 그 여파로 시장금리가 오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추경 대상은 서민층의 유류비 부담 경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방식은 전 국민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와 취약계층에 국한하는 유류비 지원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만 내리면 고소득층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조세 역진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점은 추경이 고유가 상황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문화예술인 지원, 청년 고용악화 대응, 지방행정통합에 따른 지원 등이 추경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추경의 명분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퍼주기' 논란이 재연된다면 추경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경제의 최후 안전판인 재정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다. 경기 대응을 이유로 추경이 반복되면 재정운용의 원칙이 흔들리고 '추경중독'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국가 채무 부담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엄격히 따져야 한다. 정부는 포퓰리즘과 정치적 요구에 휩쓸리지 말고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철저히 검증해 한정된 재원을 가장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 재정에는 분명한 원칙과 절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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