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대신할 '무역법 301조' 빼들어...韓 '과잉생산' 표적
파이낸셜뉴스
2026.03.12 11:03
수정 : 2026.03.12 11:03기사원문
美 USTR, 무역법 301조에 따른 불공정 행위 조사 착수
韓中日 포함 16개 경제 주체 표적
오는 17일부터 의견 청취 시작...조사 기간 "150일" 언급
이르면 7월말에 과세할 수도, 무역확장법 232조 도입은 아직 미정
기존 상호관세 합의는 "유효"...추가 관세 붙을 수도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를 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동원하기로 하고 사전 조사에 들어갔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이 미국과 전자 및 자동차 등을 거래하면서 계속 흑자를 본다며 "과잉생산" 가능성을 지적했다.
韓 포함 16개 경제 주체 표적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를 포함하는 15개국과 유럽연합(EU)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지난 1974년에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 상대가 불공정한 제도나 차별로 미국 기업에 피해를 입힐 경우, 수입 금지 혹은 관세 부과 등으로 보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이다. 보복 조치를 발동하려면 USTR의 불공정 행위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며 해당 조사는 일반적으로 1년 안에 끝난다. 비슷한 법률로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있다. 232조는 특정 수입 품목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때, 상무부의 조사를 거쳐 발동된다. 두 법률 모두 보복관세와 관련해 기간 제한이나 세율 상한을 두지 않는다.
그리어는 11일 발표에서 무역법 122조 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실행했다고 암시했다. 지난해 2기 체제를 시작한 트럼프 정부는 같은 해 2~4월 사이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동원해 ‘펜타닐’ 보복관세와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관련 재판에서 IEEPA를 이용한 관세 부과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하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심각한 무역적자’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입품에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는 150일간 유지된다. 만료 날짜는 오는 7월 24일이다.
韓 '과잉생산' 지적...7월말 과세 예상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정부는 1기였던 2018년에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뒤를 이은 조 바이든 정부 역시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중국산 전기차에 100%, 태양전지 등에 50%의 관세를 매겼다.
한국의 경우 지난 1997~1998년 사이 '슈퍼 301조'의 표적이 됐다. 슈퍼 301조는 1988년에 제정된 종합무역경쟁법에 근거한 임시 조치로 무역법 301조를 강화한 것이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USTR은 불공정 무역 국가를 우선협상대상국(PFC)으로 지정하여 보복 이전에 집중 협상을 진행한다. 당시 미국은 자동차 수입 장벽 등을 문제 삼아 한국을 PFC로 지정했고, 양국은 한국의 자동차 세제 개편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미국은 1996년에도 정부가 민간 통신장비 구매에 관여한다며 한국을 PFC로 지정했다.
USTR은 11일 홈페이지 공지에서도 한국을 언급했다. USTR은 한국이 "전자 장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그리고 선박" 등의 수출을 중심으로 미국과 무역에서 흑자를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의 무역 흑자는 2024년 크게 확대돼 520억달러(약 76조원)에 달했고, 이는 2023년의 100억달러 상품 무역 적자에서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USTR은 한국에 대해 "크거나 지속적인 무역 흑자를 통해 구조적 과잉 생산능력과 생산의 증거가 존재한다"며 "한국 정부도 석유화학 부문에서 생산 능력을 줄일 필요성을 인정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리어는 브리핑에서 한국 등과 맺었던 상호관세 합의에 대해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 해당 합의에서 상대국들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특정 추가 관세를 조정했다. 이런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리어는 "301조 조사는 관세나 기타 조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합의와 별도의 추가 관세가 가능하다고 암시했다.
한편 그리어는 무역확장법 232조 추가 발동 여부에 대해 "당장 몇 주 안에 새로운 232조 조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232조 조사는) 이번 정부 임기에서 여전히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외에도 관세법 338조를 이용하면 미국 상품을 차별하는 국가에 최대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나, 해당 법률은 사실상 사문화된 법률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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