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산업 재편 갈등 조짐…노조 "기업 지원만 있고 고용 대책 없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2 12:56   수정 : 2026.03.12 12:59기사원문
“고용 유지 전제 없는 구조조정 반대”
“산업 전환 전략 없으면 도시 공동화 우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계가 고용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산업 재편 정책이 기업 재무구조 개선 중심으로 설계돼 노동자 고용 안정과 지역경제 보호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하고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 공동 주관한 기자회견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다.

이들 노조는 ‘석유화학 산업 위기 극복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3개 산별노조 공동 요구안’을 발표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석유화학 산업 재편 정책이 기업 지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대산 1호 프로젝트 사업재편 계획서’를 승인하고 금융 지원과 세제 완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원자재 비용 부담 완화 등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정부 지원이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돼 있고 노동자 고용 안정과 지역 상권 보호 대책은 사실상 빠져 있다”며 “고용 유지가 전제되지 않는 산업 재편 정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석유화학 산업단지가 위치한 전남 여수시갑 지역구의 주철현 의원도 우려를 나타냈다. 주 의원은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승인이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노동자 고용 안정과 지역 상권 보호는 사실상 ‘낙수 효과’에 의존하는 구시대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여수 산단 업체들의 출하량 감소로 화물 노동자의 매출이 54~80% 줄었다”며 “물량 감소가 계속되면 다음 달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여수 산단은 울산이나 대산과 달리 화학 산업 중심 구조여서 산업 전환 전략이 마련되지 않으면 큰 피해가 발생하고 도시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동을 배제한 구조조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내하청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총고용 유지’ 의무화 △노후 산업단지 인프라 개선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역 지정 등을 요구했다.
또 석유화학 산업 재편 과정에서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소·암모니아·탄소포집(CCUS) 등 신산업 전환을 위한 공동훈련센터 설립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석유화학 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산업 붕괴는 지역 소멸을 넘어 국가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산업 재편 과정에서 노동자 고용과 지역사회 보호를 중심으로 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오는 21일 여수에서 열리는 ‘여수 국가산업단지 살리기 시민 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5월 16일 전국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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