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러시아 돈 번다…하루 1.5억달러 추가 수입
파이낸셜뉴스
2026.03.13 03:15
수정 : 2026.03.13 03:14기사원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중동 원유 공급이 급감하자 인도와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이 영향으로 러시아 정부는 하루 최대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의 추가 재정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업계 데이터와 애널리스트 분석을 종합해 러시아가 이번 중동 전쟁으로 이미 13억~19억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반사이익을 얻는 가장 큰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의 운항이 크게 줄어들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이 급격히 위축됐다. 중동산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자 인도와 중국이 대체 공급처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이다.
선박 추적업체 클레퍼(Kpler)에 따르면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은 하루 150만배럴 수준으로 지난달 초보다 50% 증가했다. 현재 해상에서 이동 중인 러시아 원유 상당수도 인도 항구로 향하고 있다.
클레퍼의 수밋 리톨리아 애널리스트는 "현재 선적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달 러시아 원유의 인도 도착량은 하루 200만배럴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 구조도 완전히 뒤집혔다.
러시아 원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로 인해 브렌트유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돼 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정반대다.
현재 러시아 원유 가격은 최근 3개월 평균보다 배럴당 20~30달러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부 거래에서는 러시아 원유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5달러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가 에너지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는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매달 약 6000만톤의 원유와 700만톤의 LNG 공급이 시장에서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 원유 의존도를 더욱 높일 수밖에 없다.
다만 변수도 있다. 러시아가 생산량을 늘릴 여력은 있지만 미국이 러시아 원유 제재를 얼마나 완화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우드 맥켄지의 마이클 모이니한 연구 책임자는 "미국이 러시아 원유 제재를 얼마나 오래 완화할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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