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 성패 가를 '20조 이후'…매년 예산전쟁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6:04   수정 : 2026.03.15 16:04기사원문
"특별법 통과는 출발점" "10년 보정만으론 한계"



[파이낸셜뉴스]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통과됐지만, 20조원 초기 지원이 끝난 뒤에도 통합특별시를 굴릴 돈줄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별법에 국가 지원 원칙은 담겼지만 상시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빠져 있어서다.

"20조 이후 버틸 재정공식이 없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권역별 통합의 핵심은 지원 원칙만 담겼을 뿐, 실제로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에 대한 기준은 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법안은 국가가 통합특별시의 성공적 정착과 운영을 위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어떤 세목을 얼마만큼 이전할지에 대한 산식이나 비율은 담지 않았다. 특별법 통과로 일단 출범 절차는 가동됐지만 이후 재정지원이 해마다 예산 협상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광주·전남 특별법은 국민의힘이 낸 대전·충남안이나 대구·경북안처럼 국세 교부 비율을 조문에 못 박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광주·전남 특별법은 국세 이양의 원칙과 국가 책무를 규정했다. 그러나 어떤 세목을 얼마만큼 넘길지에 대한 구체적 비율은 담지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안은 양도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일부를 통합특별시에 교부하도록 비율까지 적시했다. 교부세 특례, 지방채 발행, 지방세 감면 같은 재정 장치도 담겼지만, 실제로 통합특별시 운영을 떠받칠 핵심은 보통교부세를 10년간 유리하게 산정해주는 조항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 설치, 균형발전기금 근거 마련, 지방채 발행 특례 등 출범 장치는 법안에 담겼다. 다만 반복적으로 들어갈 재정 수요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메울지에 대한 설계는 상당 부분 출범 이후 과제로 남겼다. 출범의 틀은 만들었지만 장기 운영의 뼈대까지 완성한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정부가 제시해 온 20조원이 말 그대로 '초기 지원'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광역교통망 확충, 산업 인프라 투자, 행정서비스 통합, 시스템 정비 같은 비용은 출범 초기에 집중될 수 있다. 하지만 통합 이후에도 매년 들어갈 운영비와 투자 수요까지 한시 재원만으로 감당하긴 어렵다. 결국 20조원이 이른바 통합의 '점화 장치'라면 그 이후를 책임질 '연료'는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균형발전기금도 설치 근거만 마련됐을 뿐 재원·용도·운용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통합특별시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지방채는 통합특별시의회 의결을 거쳐 발행 한도를 넘길 수 있도록 하되 재적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을 달아 무리한 차입을 막았다. 결국 지방채는 긴급 재원 조달 수단일 뿐이고 통합특별시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상시재원 구조와 기금 운용 기준은 출범 이후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방선거 뒤 진짜 승부는 재정·권한 협상"


전문가들은 이번 특별법의 진짜 성패는 정부의 초기 지원 이후에도 통합특별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상시 재원 구조를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교부세·지방소비세 등 세입 구조를 손보는 재정분권 패키지나, 행정통합교부세 같은 별도 지속 재원 장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20조 이후' 논의가 해마다 반복되는 예산 확보 문제로만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세 비중 조정은 오래된 의제인 만큼 논란도 많다"며 "지방세 비중이나 세수 배분 원리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표 기반의 자동 배분 시스템을 도입해 매년 예산 협상으로 발생하는 소모적 정치 갈등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6·3 지방선거 이후의 진짜 싸움은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재정·권한 협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초대 통합시장은 조직·사무 승계와 권역 내 자원 배분 갈등을 정리하는 동시에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권한 이양과 안정적 재정 기반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성패는 결국 20조원 초기 지원이 끝난 뒤에도 버틸 재정 구조를 제도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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