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수법 모르지 않았을 것" 계좌 넘긴 70대의 최후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5:22
수정 : 2026.03.15 15:22기사원문
텔레그램으로 연락 받아
계좌는 보이스피싱 통로로 활용
미필적 고의 인정
7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3월 텔레그램에서 이러한 메시지를 받았다. "투자 수익금을 출금하려면 계정 등급을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계좌 입출금 내역을 만들면 등급을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다"는 설명에 본인 명의 은행 계좌, 연동된 B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 출금 인증 번호 등을 전달했다.
그러나 설명과 달리 A씨 계좌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이 이체되는 자금 통로로 쓰였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정덕수 판사)은 지난 10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71)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을 가납해야 한다고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미필적으로 범행 가능성을 인식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등 사기는 대포통장 계좌를 확보한 후에야 실행되는데 피고인이 이러한 사기 수법을 잘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이 알려준 계좌를 통해 사기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들이 이체됐고 피고인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계좌정보는 중요한 개인 정보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자에게 이를 알려줄 경우 위험성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가 제대로 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으로 대화했는데 대화 상대의 소속이나 기본정보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질책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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