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과 함께해 영광"… 류현진, 마이애미서 명예롭게 태극마크 반납했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6:12   수정 : 2026.03.15 16:10기사원문
18년 태극마크 반납한 대투수… "후배들과 함께해 영광"
다윗과 골리앗 싸움 짊어진 40구… 16년 만의 등판 아쉬움
"적응 시간 못 벌어줘 미안"… 대패 자책한 에이스의 품격
베이징 신화부터 마이애미까지… 한국 야구사에 남긴 영원한 유산



21세기 한국 야구를 지탱해온 '대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18년간 긍지로 품어왔던 태극마크를 명예롭게 반납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를 0-10 콜드게임 패배로 마친 뒤 "이제는 마지막인 것 같다"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끝맺음이 아쉽지만, 이렇게 대표팀에 복귀해 후배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스러웠다"고 덤덤히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국가대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이날 선발 등판해 1과 ⅔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 해 패전 투수가 됐다.

1회 상대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 범퇴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가 뼈아팠다.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헌납한 뒤, 후니오르 카미네로의 현란한 타격 기술에 당하며 적시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위기에서 타티스 주니어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등판을 마쳤다.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그의 투구는 마지막까지 헌신 그 자체였다. 류현진은 "우리 야수들이 낯선 투수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고 또 아쉽다"며 온전히 대패의 책임을 짊어졌다.

후계자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들과의 맞대결이 큰 공부가 될 것"이라며 "오늘을 시발점 삼아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굳건한 신뢰와 따뜻한 당부를 후배들에게 남겼다.

2006년 프로 데뷔 직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캐나다전 완봉승과 쿠바와의 결승전 역투로 금메달 신화를 이끌었다.
2009년 WBC 준우승의 주역이기도 했던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잦은 부상과 수술로 오랜 기간 국가대표로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불혹을 앞둔 나이에 조국의 부름에 응답하며 17년 만에 WBC 마운드에 섰다. 다윗과 골리앗의 험난한 싸움 속에서도 끝까지 마운드를 지킨 대투수의 뒷모습은 한국 야구사에 영원한 유산으로 남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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