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유망주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8:37   수정 : 2026.03.15 18:37기사원문

"한국은 젊고, 기술적으로 매우 앞선 사회이며 소비자의 기술 이해도가 높습니다." "한국은 크립토에 대한 애정이 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조셉 샬롬 샤프링크 대표, 제프리 저린 스카이마비스 공동설립자가 기자와 인터뷰에서 각각 한 말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에서 한국은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그도 그럴 것이 원화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화폐다. 시장 참여도가 높은 만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하지만 아직도 '유망하다'는 말만 듣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가상자산업이 사실상 '국내'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외에 직접 진출할 때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국경 간 '오더북(호가창) 공유'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의 한국 침공이 시작되고 있으며, 지난해 160조원가량이 해외 거래소로 이체되는 등 국내 이용자들의 이탈도 심화되고 있다.

국내에서의 활동조차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거래소의 매출 대부분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 투자 열기에 따라 실적이 정해지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심하다. 이마저도 레버리지나 코인 대여 등 거래 관련 서비스는 전면 금지돼 있다. 사업을 다각화하려고 해도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 등에 대해선 아직 법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업계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현재의 '무조건 금지'가 아닌 명확한 규제 속 다양한 혁신을 허용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당국은 업계와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양상이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에 제한을 두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 중심으로 하려는 등 '혁신'보다 '규제'에 방점을 찍었다. 업계에선 글로벌 트렌드와 배치된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비판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스테이블코인 결제, 토큰증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자산과의 결합이 진행되고 있다.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지금, 적확한 '룰 세팅'이 한국을 '만년 유망주'가 아닌 '글로벌 주도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가상자산 ETF 출시를 이끈 샬롬 대표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진전을 멈추는 것이 '진짜 리스크'다."

yimsh0214@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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