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푸드 이어… 'K물관리'도 해외 수출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8:33
수정 : 2026.03.31 20:11기사원문
한국수자원공사 ‘디지털 혁신’
물 공급 전과정에 AI 기술 적용
누수·수질 이상 실시간으로 감지
물 손실 줄이고 안정적인 물 공급
디지털트윈·AI 결합 물관리 기술
사우디·日 이어 실리콘밸리 진출
기후위기와 AI 산업의 급성장이 맞물리며 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상기후에 더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로 물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노후 인프라 등으로 공급은 불안정해지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구조적 위기 속에서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AI·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물관리'를 통한 효율적 자원 관리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있다. K-water는 50년 이상 축적된 물관리 경험에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물관리 전반을 재설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AI 정수장'이다. 기존 정수장이 사람의 판단에 의존해 운영되던 것과 달리 AI 정수장은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관리와 설비 유지보수, 안전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이뤄지며 운영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AI 정수장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물 분야 AI 전환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24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은 AI 정수장에 '글로벌 등대상'을 수여했다. 인력 운영 효율성 104% 향상, 전력 소비량 10% 절감, 설비 유지관리 비용 33% 감소, 위기 대응시간 75% 단축 등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OECD가 주관하는 '인프라 투자 글로벌 인증(BDN)'을 획득했으며, 현재는 AI 정수장 기술의 ISO 국제표준 제정도 추진 중이다.
■K-물관리, 글로벌 표준 정립
K-water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물 공급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며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관망관리' 기술을 통해 누수와 수질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함으로써 물 손실을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물 부족 문제 해결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기술력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디지털트윈과 AI를 결합한 물관리 기술은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됐으며, 2025년부터는 일본에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진출했다.
특히 댐과 수도 등 다양한 인프라 운영 과정에서 생성되는 하루 약 74억건의 데이터는 AI 전환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된다. K-water는 이를 바탕으로 물 재난 대응에 특화된 대규모 언어모델(LLM)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서비스 개발을 위해 오픈AI와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K-water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산업 생태계 확장에도 적극 나섰다. 물산업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창업부터 실증, 기술개발, 해외 판로개척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water와 함께 해외 진출에 성공한 기업들의 누적 수출액은 4371억원에 달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혁신 물기업들이 디지털 물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물 산업이 한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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