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막판 담판…'10년+10년' 절충안 부상
파이낸셜뉴스
2026.04.20 10:41
수정 : 2026.04.20 10: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정 만료 시점이 21일(현지시간)로 다가오면서 2차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JD 밴스 부통령을 포함한 협상단을 2차 협상 개최지로 거론되는 파키스탄에 파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나의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고 있다"며 "그들은 협상을 위해 내일 저녁 그곳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2차 협상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우라늄 프랑스로 옮기나
1차 협상에서 가장 큰 이견을 보였으며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는 것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이다. 이란에는 60% 농축 우라늄 약 400㎏이 남아 있다. 이는 언제든 핵무기로 전환 가능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를 미국으로 반출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즉각 부인하며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CNN은 동결된 이란 자산을 해제하는 대신 우라늄 비축분을 넘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200억달러 이상의 자산 동결 해제와 광범위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 간 입장 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또 다른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하에 이란 내부에서 저농축으로 다운블렌딩하는 방식이다. 일부 물질을 해외로 반출하는 혼합 방식도 거론되며 터키와 프랑스 등이 후보지로 언급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우라늄을 미국으로 직접 반출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일정 기간 해외에 보관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프로그램 '10년+10년' 카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얼마나 중단할 것인지도 핵심 충돌 지점이다. 미국은 최대 20년간 농축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5년 수준의 제한적 중단을 제안하며 맞서왔다.
이란은 특히 무기한 중단 요구에 대해 "국제법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간 문제가 아니라 핵주권과 체제 안전 보장을 둘러싼 본질적 갈등이라는 점에서 협상 난항의 핵심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들어 일부 유연한 기류도 감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10년 후 핵 프로그램 일부 허용 가능성을 미국 측에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안 중 하나는 이란이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한 뒤, 이후 최소 10년 동안 소량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호르무즈 충돌 격화…협상 변수 부상
호르무즈 해협 역시 핵심 변수다. 현재 해협은 미국과 이란이 힘겨루기를 벌이는 최전선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단 파견을 밝힌 직후 미군은 이란 상선에 대한 발포와 나포를 단행했고, 이란은 보복을 예고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호르무즈 통행권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며 "이란이 선박 통과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해협 통제 능력을 협상 카드이자 미국을 겨냥한 장기적 억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미국은 최종 합의 전까지 이란 항구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알리 바에즈 디렉터는 "이란은 트럼프가 설정한 시간표 내에서 지속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단기간에 포괄적이고 최종적인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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