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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공주 사망, 3년 반 혼수상태…'복부 감염' 왜 위험한가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3 06:00

수정 2026.06.13 13:03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파이낸셜뉴스] 태국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장녀인 파차라키티야파 마히돌 공주가 47세로 별세했다. 그는 2022년 12월 심장 이상으로 쓰러진 뒤 장기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치료를 받아왔다. 왕실은 최근 복부 감염과 장기 기능 악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염은 고령자나 중증 환자뿐 아니라 장기 입원 환자에게도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태국 왕실 발표를 인용해 파차라키티야파 공주가 전날 저녁 방콕 쭐랄롱꼰 기념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왕실 사무국에 따르면 공주는 복부 감염을 겪었고 이후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달에는 폐와 신장 기능을 돕는 의료기기와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공주는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주에서 군견 훈련 행사와 관련한 활동 중 쓰러진 뒤 방콕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심장 이상 뒤 의식 회복 못해

공주의 정확한 의학적 경과는 왕실 발표 범위 안에서만 알려져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심장 기능이 갑자기 멈추거나 심한 부정맥이 발생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 수 있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 뇌 손상과 의식 저하가 생길 수 있다.

메이오클리닉은 갑작스러운 심정지 때 심장 박동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뇌 손상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혼수상태는 외상, 뇌졸중, 감염, 당뇨병 같은 대사 이상, 약물 중독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원인에 따라 회복 가능성은 다르지만, 장기간 의식이 회복되지 않으면 감염과 장기 기능 저하 같은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혼수상태 자체는 하나의 병명이라기보다 뇌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환자는 주변 자극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호흡하거나 영양을 섭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중환자 치료에서는 호흡, 영양, 혈압, 감염 관리가 함께 이뤄진다.

장기 입원 환자, 감염 위험한 이유

왕실 발표에서 언급된 복부 감염은 가볍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감염이 몸 안에서 조절되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몸의 반응이 과도해져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패혈증의 흔한 증상으로 발열, 빠른 심박수, 빠른 호흡, 혼란, 몸살 같은 증상을 들고 있다. 진행되면 패혈성 쇼크, 다발성 장기부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도 패혈증을 빠른 치료가 필요한 감염 합병증으로 설명한다.

장기 입원 환자는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움직임이 제한되고, 여러 의료기기와 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폐렴, 요로감염, 복부 감염, 혈류감염 등이 생기면 기존 질환과 겹쳐 상태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특히 폐와 신장 기능까지 떨어지면 산소 공급과 노폐물 배출에 문제가 생긴다.

복부 감염, 전신 상태로 번질 수 있어

복부 감염은 장, 담도, 복막, 수술 부위 등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단순 복통이나 열로 시작해도 감염이 혈류로 퍼지면 전신 염증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 환자는 통증을 표현하기 어렵거나 의식이 없어 증상 파악이 늦어질 수 있어 의료진의 관찰이 중요하다.

패혈증은 특정 연령대에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 만성질환자, 장기 입원 환자, 수술 뒤 환자는 위험이 더 높다. 증상이 빨리 악화될 수 있어 고열이나 저체온, 호흡곤란, 의식 변화, 소변량 감소, 심한 무기력감이 나타나면 응급 평가가 필요하다.

기침 감염도 드물게 중증 합병증

공주가 처음 쓰러졌을 당시 태국 왕실은 심장 이상을 언급했다. 일부 외신은 당시 마이코플라스마 감염과 관련한 심장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은 대개 기침, 발열,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이 대부분 경미하지만, 드물게 중증 폐렴이나 뇌염, 신장 기능 이상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개별 환자의 심장 이상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때문인지 여부는 의료진의 진단과 공식 발표가 필요하다.

감염 질환은 대개 가볍게 지나가지만, 고열이 오래가거나 숨이 차고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단순 감기로 넘겨서는 안 된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초기에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

혼수상태 이후 치료, 합병증 관리 핵심

장기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환자의 치료는 원인 치료와 함께 합병증 예방이 중요하다. 욕창, 폐렴, 혈전, 영양 부족, 근육 위축, 감염이 모두 관리 대상이다.
가족과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 변화, 감염 징후, 혈압과 호흡, 소변량 등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

공주의 별세는 왕실 인사의 사망 소식이지만, 의학적으로는 심장 이상 뒤 장기 의식 저하와 감염, 장기 기능 악화가 얼마나 위험한 조합인지를 보여준다.
감염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가볍지 않지만, 중증 환자에게는 전신 상태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