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삼성SDI와 첫 배터리 계약…"K배터리에 30조원 베팅"
파이낸셜뉴스
2026.04.20 15:00
수정 : 2026.04.20 15:00기사원문
벤츠 CEO 방한 "삼성SDI와 하이니켈 다년 계약 체결"
LG엔솔 전략적 파트너십 재확인...'핵심 공급망 K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25조원 이상)과 합산하면 K배터리가 벤츠로부터 확보한 누적 수주 규모는 30조원을 크게 웃돈다.
■삼성SDI와 첫 맞손..."하이니켈 배터리 다년 공급"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와 요르그 부르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호텔강남에서 삼성SDI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탑재될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벤츠와 삼성SDI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계약이 통상적인 차량 플랫폼 주기에 맞춰 7~10년 이상 장기로 이뤄지는 데다, 전기차용 배터리 단가(GWh당 약 1000억원 이상) 등을 고려할 때 대형 수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벤츠 공급은 2028년형 전기차 프로젝트로 물량 자체가 큰 편"이라며 "각형 배터리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수개월간의 협의 끝에 성사됐다. 부르저 CTO는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 "지난 1월 방한 당시 삼성SDI와 첫 대화를 나눴고, 4월에 다시 와서 실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전동화 및 디지털화,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혁신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터리는 중국 기업, 유럽의 ACC, 그리고 한국 기업 등 글로벌 네트워크 형태로 공급받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은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고, 오늘 삼성SDI와의 계약도 그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이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칼레니우스 CEO는 이날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상당히 흥미로운 기술"이라며 "삼성SDI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들과 현재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LG엔솔 25조원 공급망 재확인…"K배터리, 전동화 핵심축"
벤츠는 이날 디스플레이 및 배터리 분야 등에서 장기적인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LG 그룹과의 파트너십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0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된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공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동화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에 공급하는 물량은 총 25조원 이상이다. 양사는 2024년 10월 50.5GWh 계약을 시작으로 △2025년 9월 총 107GWh(미국 75GWh·유럽 32GWh) △2025년 12월 2조600억원 LFP 공급 계약 등 총 4건의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벤츠로부터 확보한 누적·신규 수주 합산 규모는 30조 원을 크게 웃돌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및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가 중저가·프리미엄 세그먼트를 각각 담당하고, 삼성SDI의 고효율 각형 배터리가 2028년 이후 신모델을 겨냥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인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기업들과 수십조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K-배터리에 대한 제품 신뢰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품질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시너지를 창출하며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삼성SDI와의 계약을 통해 전고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둘러싼 벤츠와 K-배터리 기업 간의 협력이 한층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삼성SDI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휴머노이드, 전기차 등에 전고체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CEO는 이날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상당히 흥미로운 기술"이라며 "삼성SDI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들과 현재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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