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병목, GPU 넘어 CPU로…기판·파운드리 훈풍 분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9 05:59   수정 : 2026.04.29 05:59기사원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소캠2' 양산 돌입하며 경쟁



[파이낸셜뉴스]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병목이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중앙처리장치(CPU)로 이동하고 있다. 단순 질의응답 중심의 챗봇에서 벗어나,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확산되면서 판단과 작업 순서 조율에 강점이 있는 CPU의 역할이 급격히 커진 영향이다.

■'CPU 공룡' 인텔·AMD 올해 본격 실적 랠리 전망

29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글로벌 CPU 시장을 양분해 온 인텔과 AMD가 그동안 실적 정체를 올해 본격적으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텔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올해 1.4 분기 매출액 135억8000만 달러(약 19조9951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인 124억 달러(약 18조2577억원)를 훌쩍 웃돈 수치다. 회사는 2·4분기에도 예상 매출액으로 138억~148억 달러 제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5월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AMD 역시 전망이 밝다. AMD는 1·4분기 실적 전망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98만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동안 두드러진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던 CPU 기업들이 앞다퉈 '깜짝 실적'을 예고하는 배경은 에이전틱 AI의 확산으로 인한 CPU 수요 증대가 주효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AI는 기초 모델에서 추론, 나아가 에이전트형으로 발전하며 최종 사용자에게 더욱 가까운 지능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로 인해 CPU, 웨이퍼 및 첨단 패키징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AI 챗봇은 구조가 단순하다. 사용자의 질문을 CPU가 정리해 GPU로 넘기면, GPU가 답변 생성에 필요한 대부분의 연산을 처리하고 CPU가 이를 문장 형태로 정리해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CPU의 비중은 5~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에이전틱 AI에서는 CPU의 역할이 한층 커진다. 에이전틱 AI는 요청을 받으면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해 검색·데이터 조회·코드 실행 등을 반복한다. 결과를 확인한 뒤 부족하면 다시 시도하는 구조다. 이처럼 작업 흐름이 복잡해지면서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CPU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韓 반도체 벨류체인도 '웃음'

한국의 경우 인텔·AMD와 같은 서버용 CPU 설계·제조사가 사실상 부재하지만, 메모리나 기판 등 CPU 벨류체인 전반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기 등이 뛰어든 첨단 패키징 기판의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성능 CPU 생산에 필수적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 수요 증가가 예상돼서다.

메모리 부문에서도 소캠(SoCAMM) 등 CPU 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수천 개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GPU가 초고속 데이터 공급을 위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의존해 왔다면, 소캠은 CPU 측에서 데이터 처리 효율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메모리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기존 대비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인 '소캠2' 양산에 돌입하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단계다.

TSMC가 선단 공정을 사실상 풀가동하면서 공급 제약이 이어질 경우, 삼성 파운드리가 신규 수주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미 글로벌 파운드리 2위 사업자로 테슬라, 엔비디아, 퀄컴, 애플 등 외부 팹리스 물량을 선단공정에서양산해 본 경험이 있다"며 "차세대 CPU, AI가속기 등 신규 설계 물량에서는 제2 파운드리 확보 필요성이 커지며, 삼성 파운드리가 주요 대안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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