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사태 장기화에 동맹 소집, 주둔 미군으로 압박
파이낸셜뉴스
2026.04.30 14:56
수정 : 2026.04.30 15:26기사원문
美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풀고 싶지 않다. 폭격보다 효과적"
이란에 협상 압박용으로 추가 공습 가능성
이란, 곧 새로운 협상안 내놓는다고 알려져
국제 유가 4년 만에 최고...美, 호르무즈 수개월 봉쇄 준비
현지 미군은 줄어, 美는 국제 협의체 'MFC'로 호르무즈 관리 추진
각국 주재 대사관에 참여 원하는지 물어 보라고 지시
주요 美 동맹, 이미 3월에 파병 거부...美는 주둔 미군으로 압박 가능
트럼프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검토중"
주한미군은 독일과 달라...줄이려면 美 의회 허가 받아야
[파이낸셜뉴스] 이란과 종전 협상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이 이란전쟁 뒷수습을 위해 다시 동맹을 찾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단 호르무즈해협과 이란 항구 일대 봉쇄를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으며 독일 주둔 미군을 언급하며 동맹들을 긴장시켰다.
협상 정체, 美 "호르무즈 봉쇄 풀고 싶지 않아"
트럼프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은 봉쇄로 인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지난 2월부터 이란을 폭격한 미국은 이란이 개전과 함께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자, 지난 13일부터 호르무즈해협 및 인근 이란 항구에 이란 관련 선박의 출입을 막았다. 양측은 지난 7일 휴전 이후 11일에 1차 종전 협상을 벌였으나 아직까지 2차 협상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는 "이란은 합의를 원한다. (이란은) 내가 봉쇄를 유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나도 봉쇄를 풀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공격을 주도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이란을 겨냥한 짧고 강력한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 보도 당일 미국 CNN과 접촉한 관계자는 이란이 이번 주 안에 종전 협상을 중재하는 파키스탄으로 새로운 협상안을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은 2차 협상에서 이란 비핵화 문제를 일단 미루고 호르무즈해협부터 해결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이 20년 이상 핵무기 관련 활동을 중지하지 않으면 해협을 계속 통제할 계획이다.
악시오스는 일단 트럼프가 적어도 28일 밤까지는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 조치를 명령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28일 백악관에서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 등 에너지 업계 경영진들과 만났다. 그는 회의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수개월 지속될 수 있다고 알린 뒤, 미국 내 피해 대책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같은 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보좌진에 이란을 겨냥한 장기 해상 봉쇄 준비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국제 유가는 트럼프가 봉쇄를 유지한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아시아에서 30일 오후 기준으로 배럴당 122달러에 거래되어 전장 대비 3.9% 올랐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시세도 배럴당 109달러로 전 장 대비 1.97% 올랐다.
동맹국에 다시 손 내밀어, 주둔 미군으로 협상하나?
호르무즈해협 일대를 계속 통제한다고 밝힌 미국은 현지 병력을 오히려 줄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 보도에서 이란 폭격에 참여했던 미국 해군의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이 며칠 안에 미국으로 귀항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24일 미국을 출발한 포드함의 이번 작전 기간은 보도 당일까지 연속 310일(출항일 포함)에 이르며, 이는 현대 미국 항공모함 가운데 최장 기록이다. 이란 폭격에 참여하는 미국 항공모함은 포드함 이탈 이후 2척으로 줄어든다.
트럼프는 대신 동맹국의 손을 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이클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7일 유엔 본부에서 이란 때문에 각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사회가 '해양자유연합(MFC)'같은 협력체를 만들어 호르무즈해협의 통행 안전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는 29일 보도에서 미국 국무부가 내부망을 통해 해외 미국 대사관에 전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전문에는 미국 국무부와 중부사령부가 각각 외교, 군사 분야를 맡아 MFC를 구성하여 호르무즈해협 관련 제제 및 정보 공유 업무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무부는 대사관 담당자들에게 주재국 정부를 상대로 MFC와 관련해 외교 또는 군사 파트너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라고 지시했다.
유럽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이미 지난 3월 트럼프가 호르무즈해협 통행과 관련해 파병을 요구했을 때 난색을 표했다. 트럼프는 동맹들을 설득하기 위해 현지 주둔 미군을 활용할 수 있다. 그는 2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미국은 독일에 있는 병력의 감축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축 병력 규모 등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현재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8만4000명이며 주독미군은 약 3만6000명이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 발효된 2026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주한미군을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할 경우 국방비를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 그 결과 트럼프 정부는 주독미군과 달리 주한미군을 독단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30일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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