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 돈 까먹지는 않겠지?" 삼성전자는 노조·하이닉스는 고점 '불안불안'
파이낸셜뉴스
2026.05.04 07:30
수정 : 2026.05.04 08:23기사원문
삼성전자 사상 최대 실적에도 씨티는 목표가 낮춰
SK하이닉스 HBM 기대감 속 '주가 고점' 부담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를 타고 급등세를 이어가던 가운데, 두 종목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고민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노조 파업 변수가 목표주가 하향으로 이어졌고, SK하이닉스는 HBM 독주 기대가 커진 만큼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부담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목표주가 36만원' 삼성전자 치솟았지만.. 노조리스크에 발목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3일 18만6200원에서 같은 달 30일 22만500원으로 올랐다. 4월 중 장중 고가는 23만원까지 올라갔다. 1분기 실적 발표와 HBM4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린 흐름이었다.
실적도 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눈높이를 높여왔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36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7만원에서 33만원으로 올렸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HBM4 공급 기대가 목표주가 상향의 근거가 됐다.
다만 그 흐름에 제동을 건 것은 실적 부진이 아니라 노조 리스크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터 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노조 파업이 격화할 경우 성과급 관련 충당금이 단기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씨티그룹은 관련 비용이 반영될 경우 삼성전자의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0%, 11% 낮춰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업황 자체는 좋게 보면서도, 비용과 HBM 양산 승인 일정이 단기 주가 변수로 커진 셈이다.
SK하이닉스, HBM 독주에도 커진 고점 부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실적과 업황은 강하지만 주가가 이미 빠르게 달렸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3일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처음으로 매출 50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했다.
HBM 기대도 여전하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3년간 HBM 수요는 당사 공급능력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HBM4E는 올해 하반기 샘플 공급,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렇다 보니 증권가 목표주가도 높아졌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9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80만원으로 제시했다. 직전 목표가 68만원보다 164.7% 높은 수준이다. 당시 전체 증권사 평균 목표가는 140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주가가 빠르게 오른 만큼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여력을 따져보기 시작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앞서 있지만, 시장의 기대도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견해도 있다. 앞으로는 HBM 공급 계약과 가격 흐름,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여부가 주가를 더 밀어 올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상황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호실적 속 노조 변수를 만났고, SK하이닉스는 HBM 독주 기대 속 고점 부담을 안고 있다. 두 종목 모두 반도체 업황이라는 큰 방향은 같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는 노사 갈등, SK하이닉스는 높아진 주가가 실적 증가 속도를 계속 따라갈 수 있는지 등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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