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두 개 베고 자면 위험하다고?"…녹내장 환자 '뜻밖의 위험'

파이낸셜뉴스       2026.05.13 04:00   수정 : 2026.05.13 09: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개를 여러 개 겹쳐 머리를 높인 채 자는 습관이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속쓰림이나 코막힘이 있을 때 머리를 높이면 일시적으로 편할 수 있지만, 녹내장 환자에게는 눈 안쪽 압력 변화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베개를 두 개 이상 베고 자는 자세가 일부 녹내장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근거가 된 연구는 지난 1월 27일 '영국안과학저널'에 실렸다.

두 개 베개 자세, 안압 상승과 관련 있나


연구팀은 녹내장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베개 두 개를 겹쳐 머리를 약 20~35도 높인 자세와 바로 누운 자세를 비교했다. 그 결과 베개를 높게 벤 자세에서 안압이 올라가고, 하루 동안 안압 변동 폭도 커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안압은 눈 안쪽의 압력을 말한다. 안압이 높거나 변동이 크면 시신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진행되면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머리를 높인 자세가 목을 굽히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목정맥이 눌려 눈 주변의 혈액과 체액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별도로 건강한 지원자 20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에서도 높은 베개 자세에서 목정맥 혈류 변화가 관찰됐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위험은 아냐


이번 연구는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일반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또 연구는 등을 대고 누운 자세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옆으로 자는 사람까지 평가한 것은 아니었다.

전문가들도 베개를 무조건 없애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수면무호흡증, 위산 역류, 코막힘이 있는 사람은 머리를 약간 높이면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릎 아래에 베개를 두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녹내장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베개 높이를 임의로 크게 바꾸기보다 담당 안과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진행된 녹내장이 있거나 낮 동안 안압이 낮게 유지되는 환자에서는 수면 자세에 따른 차이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국내서도 녹내장은 정기검진 중요


한편 국내에서도 녹내장은 주요 실명 질환 중 하나로 다뤄진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녹내장을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혈류 장애 등으로 시신경 기능이 서서히 손상되는 질환으로 소개한다. 주변 시야부터 좁아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녹내장이 있거나 가족력, 고도근시, 당뇨병·고혈압 등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 베개 높이 같은 생활습관도 증상과 질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한다. 잠을 잘 자기 위해 택한 자세가 특정 환자에게는 눈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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