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분의 1 기적의 일치"…조혈모세포 12년 만에 받은 메시지에 "기증하겠다"

파이낸셜뉴스       2026.06.07 06:00   수정 : 2026.06.07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2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했던 한 남성이 최근 혈액암 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 조건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기증을 결심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여기에 "나도 등록했다", "응원한다" 등의 댓글들이 달리면서 '선한 영향력'이 퍼져 나갔다.

12년 전에 쓴 기증서약서...일치한다는 연락에 '기증' 결심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12년전 기증서약했던 조혈모세포은행에서 혈액암투병 중인 기증으로 연락이 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12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뒤 잊고 살았는데 며칠 전 연락을 받았다"며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와 조건이 일치한다고 하더라"며 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밝혔다.

사진에는 A씨가 지난 2014년 2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서약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최근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남성 환자분이 도움을 기다리고 있고 이 환자는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도 알렸다.

조혈모세포은행은 또 기증 의사를 밝히면 약 2, 3개월 뒤 성분 헌혈 방식(말초혈조혈모세포기증방법)으로 평일 2박 3일 입원 일정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사람 대부분은 평생 연락을 받지 못한다. 그는 "찾아보니 적합자가 나올 확률이 2만분의 1, 약 0.005% 수준이라고 한다"며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적합률이 25% 정도라는데 정말 놀라운 확률"이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병과 악성림프종 등 혈액질환 환자 치료에 활용된다. 적합한 기증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환자들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기증자를 기다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A씨는 환자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문의한 뒤 기증 의사를 밝힌 점도 소개했다.

그는 "기증을 받으면 생존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진행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기증 절차 과정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놨다. A씨는 "기증을 약속한 뒤 마지막 순간에 철회하거나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40~50%에 이른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가 기증받기 약 2주 전부터 고강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통해 면역체계를 사실상 제거하는 전처치 과정을 거친다. 이 시점에 기증자가 약속을 취소하면 환자는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A씨는 "환자는 면역이 '0'이 된 상태라 기증자가 잠수 타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들었다"며 "별 고민 안 했다. 신체 일부를 떼 주는 것도 아닌데, 진행한다고 했더니 가족에게 물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한테 물어보니 '오케이'"라며 "물론 반대했어도 할 거였지만"이라고 적었다.

"진정한 영웅"·"저도 기증했어요" 훈훈한 반응


사연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응원과 공감을 담아 현재까지 1360여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네티즌들은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선물하는 일", "진정한 영웅", "존경스럽다", "좋은 일이 꼭 돌아오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응원을 보냈다.

A씨처럼 기증 경험자들도 자신의 사례를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실제로 기증 후 건강에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나도 등록해야겠다",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인식이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들이 악성빈혈로 이식받은지 4년차"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네티즌은 "(아들이) 아직도 투병 중이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기증하신 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린다"고 적었다.

A씨는 "누군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2~3개월 뒤 실제 기증 절차가 진행되면 다시 소식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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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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