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2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했던 한 남성이 최근 혈액암 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 조건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기증을 결심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여기에 "나도 등록했다", "응원한다" 등의 댓글들이 달리면서 '선한 영향력'이 퍼져 나갔다.
12년 전에 쓴 기증서약서...일치한다는 연락에 '기증' 결심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12년전 기증서약했던 조혈모세포은행에서 혈액암투병 중인 기증으로 연락이 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12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뒤 잊고 살았는데 며칠 전 연락을 받았다"며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와 조건이 일치한다고 하더라"며 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밝혔다.
사진에는 A씨가 지난 2014년 2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서약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조혈모세포은행은 또 기증 의사를 밝히면 약 2, 3개월 뒤 성분 헌혈 방식(말초혈조혈모세포기증방법)으로 평일 2박 3일 입원 일정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사람 대부분은 평생 연락을 받지 못한다. 그는 "찾아보니 적합자가 나올 확률이 2만분의 1, 약 0.005% 수준이라고 한다"며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적합률이 25% 정도라는데 정말 놀라운 확률"이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병과 악성림프종 등 혈액질환 환자 치료에 활용된다. 적합한 기증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환자들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기증자를 기다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A씨는 환자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문의한 뒤 기증 의사를 밝힌 점도 소개했다.
그는 "기증을 받으면 생존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진행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기증 절차 과정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놨다. A씨는 "기증을 약속한 뒤 마지막 순간에 철회하거나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40~50%에 이른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가 기증받기 약 2주 전부터 고강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통해 면역체계를 사실상 제거하는 전처치 과정을 거친다. 이 시점에 기증자가 약속을 취소하면 환자는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A씨는 "환자는 면역이 '0'이 된 상태라 기증자가 잠수 타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들었다"며 "별 고민 안 했다. 신체 일부를 떼 주는 것도 아닌데, 진행한다고 했더니 가족에게 물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한테 물어보니 '오케이'"라며 "물론 반대했어도 할 거였지만"이라고 적었다.
"진정한 영웅"·"저도 기증했어요" 훈훈한 반응
사연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응원과 공감을 담아 현재까지 1360여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네티즌들은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선물하는 일", "진정한 영웅", "존경스럽다", "좋은 일이 꼭 돌아오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응원을 보냈다.
A씨처럼 기증 경험자들도 자신의 사례를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실제로 기증 후 건강에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나도 등록해야겠다",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인식이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들이 악성빈혈로 이식받은지 4년차"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네티즌은 "(아들이) 아직도 투병 중이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기증하신 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린다"고 적었다.
A씨는 "누군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2~3개월 뒤 실제 기증 절차가 진행되면 다시 소식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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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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