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여당, 신념 보단 '책임 언어'…진영 아닌 국민 향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6.13 19:47   수정 : 2026.06.13 23:18기사원문
이 대통령 "대결 보다 소통 통해 갈등 조정 '큰 그릇'" 주문





【파이낸셜뉴스 피렌체(이탈리아)=최종근 기자】이탈리아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여당(與黨)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면서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간의 당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계파간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여당에 책임 있는 자세를 거듭 당부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책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임에도 이례적으로 긴 분량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여당의 사전적 의미는 더불어 함께 하는 무리다. 여당은 이미 집권에 성공해 주어진 공식 권력으로 주장 아닌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대신, 국가의 미래와 온 국민의 삶을 통째로 책임져야 하며, 결과로 증명된 성과를 통해 재집권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로 조정에서 밀려나 들판에서 재집권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집단을 야당(野黨)이라 한다. 야당은 여당과 정부에 대한 감시, 견제, 공격이 중요하지만,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을 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하다"면서 "이상과 현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정치인들은 자주 길을 잃는데, 철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인이 지녀야 할 세 가지 자질을 주문했다"고 했다.

세부적으로 이 대통령은 '사익이 아닌 대의(Idea)에 대한 열정', '자신의 행위가 초래할 결과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 등을 제시했다. 특히 좋은 의도만 앞세우고 결과는 나 몰라라 하는 '신념윤리'보다, 결과를 예측하고 책임지는 '책임윤리'가 정치인에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실과 이상간의 균형감각' 등을 제시하며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의 조화를 주창한 김대중 선생의 말씀도 같은 뜻이겠지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이 군대나 창과 가깝다면 여당은 농사와 그릇에 가깝다는게 제 생각이다. 그래서 집권여당은 신념을 버리지는 않되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면서 "야당은 이상과 신념을 외치고 상대를 부정하며 투쟁에 매달릴 수 있지만, 여당은 장애와 방해를 뚫고 국민의 먹고사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며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쟁취한 권력에 근거한 정책 결정과 집행의 결과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집권세력은 구호나 주장이 아닌 냉철한 균형감각에 의한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 우리의 손에 이 나라의 운명과 5200만 국민의 삶이 달려 있습니다. 더 크게 더 넓게 더 멀리 보며, 더 많은 국민과 함께 가자"면서 "전쟁을 통해 점령한 것이라면 배제와 독점이 이상할 게 없지만, 경쟁을 통해 부분의 힘으로 승리하여 전체를 대표하게 되었다면, 이제 모두를 위한 포용과 개방은 필수"라고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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