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 침해, 못 참아" 10대도 40대도 분노

파이낸셜뉴스       2026.06.14 18:47   수정 : 2026.06.14 18:47기사원문
[투표용지 사태 후폭풍]
잠실개표소 시위 현장
주말 반납하고 전국 곳곳서 모여
'민주주의는 사망했다' 현수막도
합수본, 내주 실무진 참고인 소환

"집에서 쉬고 싶죠. 그래도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이른 시간인 오전 8시50분께만 해도 현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일대에는 약 8000명이 모였다.

특히 주말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몰려왔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2학년 딸과 함께 올라온 송모씨(47)는 "부산에서도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문제가 처음 불거진 곳이 이곳이라 직접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회 장소 한편에서는 경기 김포에서 올라와 중학교 친구들과 현장을 찾은 김모씨(27)가 사비로 마련한 생수와 과자를 나눠주고 있었다. 김씨는 "취업 준비생인데 지난주 금·토·일도 나왔고 주말도 반납했다"며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들이 투표를 못한 건 좌우를 떠나 전 국민이 함께 문제 삼아야 할 일"이라고 호소했다.

경기 동탄에서 온 최민영군(14)은 또래 참가자들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 최군의 손팻말에는 '내가 죽어도 민주주의는 지키고 죽는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군은 "누가 시켜서 나온 게 아니라 뉴스를 보고 직접 문제의식을 느껴 나오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직장인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졌다. 경기 산본에서 온 응급구조사 장모씨(32)는 이날이 네 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그는 "평일에도 퇴근 후 시간이 되면 찾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어린 친구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유모차를 끌고 참가한 40대 이준수씨는 "선거 공정성이 훼손됐다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며칠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인천 영종도에 거주하는 공항 직원 김진호씨(27)는 "현충일 이후 이틀을 제외하고 계속 나오고 있다"며 "선관위와 정부도 떳떳하다면 객관적으로 증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돌입한다.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유권자 수의 50%까지 줄인 후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까지의 의사결정 과정과 사후대응 방식 전반을 합수본은 파악할 계획이다.
또 이 과정에서 선관위 내부적으로 반대나 우려 목소리가 있었는지,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등 윗선의 영향력이 행사됐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압수물 분석과 함께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선관위 실무자들을 참고인으로 자격으로 부를 예정이다. 노 전 선관위원장 등 윗선도 조사 대상이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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