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ETF' 상폐 요건 해당 안돼… 강행땐 무더기 소송 불보듯
법조계 "법적으로 퇴출은 어려워"
해외도 정부가 폐지시킨 사례 없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폐지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며, 강행되더라도 정부를 상대로 한 투자자의 무더기 소송전이 벌어질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봤다. 정부는 상폐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시장에서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희준 LKB평산 대표이사 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는 21일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상장폐지 요건이 있지만, 이번 건의 경우 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등 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강제로 상장폐지를 하려면 특별 요건을 만들어야 할 텐데, 이는 무리수로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인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 강화 조치를 예로 들며 "이는 부실기업을 퇴출하겠다는 취지"라고 풀이했다. 김 대표이사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재직 당시 '3세대 조폭 금융범죄' 등을 공론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장판사 출신 A변호사도 "상장폐지에는 엄격한 요건이 있는데, 단지 투기 목적만으로는 상장폐지가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장폐지가 강행될 경우 헌법상 '신뢰보호 원칙'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진수 법무법인 진수 대표변호사(변호사시험 7회)는 "시행령에 따라 만들어진 상품인데 갑자기 고지도 없이 없애버리면, 투자자들은 '정당한 신뢰를 가지고 투자한 데 대한 손해가 생겼다'며 문제를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장폐지로 손해가 발생하면 소송이 빗발칠 것"이라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무조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소송 이후엔 손해액 산정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집단소송 경험이 풍부한 정태원 LKB평산 구성원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는 "손해배상 소송을 하려면 고의나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당국의 과실이 어느 지점에 있을지 특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희준 대표이사 변호사 역시 "소송이 제기될 경우 손해액 산정 기준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직접 개입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상장폐지시킨 사례는 없다. 다만 판매에 있어 규제를 강화하거나 신규 상장에 제한을 걸어둬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은 증권사나 재무설계사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이러한 상품을 적극 투자하는 방식을 엄격히 제한했고, 최근에는 2배율을 초과하는 초고위험 ETF에 대해 신규 상장심사를 사실상 중단해 시장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에게 법적 허들을 높여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정부의 시장에 대한 별다른 개입이 없지만 개별 종목에 대한 변동성이 커 고위험 ETF의 청산이 비교적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이같이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소송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A변호사는 "사실관계는 명확해 오래 걸릴 사안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간을 끌고 싶으면 감정을 해보자고 할 수 있고,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을 불러 의견을 들으면서 기일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