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 군함 외국 건조 승인 수혜…'김동관 결단' 빛났다
트럼프, 해외 조선사 본국서 최대 2척 선박 건조 허용 행정각서 서명
필리조선소 인수한 한화 요건 충족 유력…80년 만의 美 해군 조선소 신설도
美 생산능력 한계·MRO 적체 심화에 韓 기술력 결합 '동맹국 모델'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한화가 미국 군함 외국 건조 승인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에 한해 본국에서 최대 2척의 선박 건조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미 해군의 만성적인 함정 납기 지연과 유지·보수(MRO)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빗장을 풀면서, 선제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한화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 해군 및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국가안보대통령각서(NSPM)에 서명했다. 각서에 따르면 해외 조선사가 미국 내 조선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현지 인력 고용 및 양성을 이행할 경우, 공급망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예외적 조치로 해당 기업의 본국 조선소에서 최대 2척까지 초도 물량을 건조할 수 있다. 이후 추가 선박은 생산 능력이 회복된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
김동관 부회장의 필리조선소 인수 결단으로 미국 해양방산 시장이 활짝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그간 존스법(Jones Act) 및 번스-톨레프슨법 등에 따라 자국 군함 및 상선의 해외 건조를 엄격히 제한해 왔다.
앞서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4년 6월 총 1억 달러(약 1380억 원)를 투자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공동 인수했다.
미국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존스법(Jones Act)'의 높은 장벽을 넘어 미 해군 및 연안경비대(USCG)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였다.
현재 한화는 필리조선소의 기존 설비를 현대화하고 자사의 스마트 야드 기술과 함정 건조 노하우를 접목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화는 미 해군의 대형 MRO 물량을 우선 확보한 뒤 중장기적으로 신규 함정 건조 사업까지 수주 영역을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한화는 미국 내 조선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자사의 역량을 접목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 중이며, 이번 '동맹국 협력 모델' 요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화 측에서는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함정 건조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전방위 개혁안도 함께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수함과 항공모함의 수리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약 80년 만에 처음으로 다섯 번째 신규 국가 해군 조선소를 건조하도록 지시했다. 주요 잠수함 사업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을 신속히 보관·재정비할 수 있는 전용 센터도 세워진다. 또한 잦은 결함을 일으켰던 최첨단 항공모함의 전자기 항공기 발사 시스템(EMALS) 등을 대신해 검증된 기존 증기·유압 기반 시스템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현지 조선업 위축에 따른 미국의 이번 쇄신 조치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기회는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국방혁신 서밋에서 "미 해군에는 더 많은 함정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조선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어 왔다"고 지적하며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 오는 기업들이 선박 건조에 있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