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장 가방 금지…
파이낸셜뉴스
2003.06.26 09:43
수정 : 2014.11.07 16:28기사원문
뻐꾸기는 자신의 둥지를 틀지않고 다른 새의 둥지를 이용한다. 검은 딱새, 개개비, 휘바람새, 할미새 등 뻐꾸기 새끼를 키우는 새들을 숙주새라고 한다. 뻐꾸기는 숙주새 부부가 알을 낳고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해 잽싸게 날아가 숙주새의 알을 하나 치운 다음에 자신의 알을 한개 낳는다. 이 때 걸리는 시간은 겨우 10초. 뻐꾸기의 알은 숙주새의 알과 거의 차이가 없고 단지 알의 크기만이 조금 더 클 뿐이다. 게다가 뻐꾸기 새끼는 부화 후 1∼2일 사이에 같은 둥지 안에 있는 숙주새 어미의 알과 새끼를 등에 얹고서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고 둥지를 독차지한다.
‘뻐꾸기’같은 심보로 남의 영화를 거저보려고 하는게 바로 ‘해적판’이다. ‘해적판’이란 외국의 저자 및 출판사의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 복제한 것을 말한다. 보통 해적판 영화는 누군가 캠코더 등을 이용해 극장에서 찍어 인터넷에 올려 무료로 볼 수 있게 하거나 이것을 불법 DVD로 제작해 싼 가격에 유포한다. 이는 몇 천억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수익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지난 4월 영화 ‘엑스맨’은 개봉 바로 전 일반 극장이 아닌 배급사 시사회실에서 시사회를 진행했고, 영화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가방을 극장 밖에 맡기고 번호표를 받아가 나중에 찾는 방식을 택했다. 또 시사회 날짜를 극비에 부쳤던 영화 ‘미녀삼총사-맥시멈스피드’는 아예 공항에서 봄직한 보안검색대까지 설치하고 가방을 일일히 확인하는 수고까지 했다.
올해만도 터미네이터3, 헐크 등 여름을 겨냥한 굵직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국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시시회 때 가방을 열어 제끼는 일이 언제쯤이면 사라질까.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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