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임명장 받은 시각장애인 최영씨
파이낸셜뉴스
2012.02.27 15:37
수정 : 2014.11.06 19:15기사원문
"많이 긴장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시각장애인 판사가 처음인 것을 잘 알고 있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사상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 최영씨(32.연수원 41기.사진)가 27일 오전 대법원에서 임명장을 받고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민사11부 배석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최 판사에게는 글자를 목소리로 변환해주는 음성변환프로그램과 이에 최적화된 컴퓨터, 전담보조원 등이 지원된다. 변환프로그램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최 판사가 사용하던 것이다.
최 판사는 "연수원 시절부터 써온 프로그램 등에 익숙한 데다 선배들도 많이 도와준다"면서 "북부지방법원이 많은 준비를 해준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의부 공동판사실(부장판사.좌.우배석판사) 외에 혼자 쓸 수 있는 사무실도 마련된다. 이 방에서 최 판사는 다른 판사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소송기록을 스피커로 틀어놓고 꼼꼼히 반복해 들어볼 수 있다. 판사들이 자주 다니는 도서관, 식당 등의 이동경로에도 점자 유도블록 등이 설치됐다. 사실상 최 판사의 근무지 자체가 시각장애인 편의를 보완하는 시스템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판사는 "(정상인에 비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로 좋은 법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판사는 지난 1998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아 현재는 빛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 알 수 있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최 판사는 2008년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지난달 사법연수원을 수료생 1030명 중 40위권의 양호한 성적으로 수료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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