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정상 DMZ 긴급회동? "성사 가능성 높아"

파이낸셜뉴스       2019.06.29 16:54   수정 : 2019.06.29 18:04기사원문
金에 "만나자"는 트럼프..北 이례적 '칼'반응
北 김정은 결단만 하면 곧바로 이행 가능해
교착상태 빠진 비핵화 진전 강하게 추동할듯
정상간 긴급회동, 비핵화 실무협상 물꼬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한국 방문을 계기로 만나고 싶다"고 말하고 북한도 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내놓으면서 '트럼프-김정은 비무장지대(DMZ) 회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로 북미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두 지도자가 회동을 갖고, 뒤이어 실무-정상급 비핵화 협상을 재개한다면 현재 멈춰서 있는 비핵화 논의도 강한 진전 탄력을 받고, 해결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김정은에 "만나자"..北 5시간 만에 긍정반응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면서, 이는 자신이 이번 방한을 통해 DMZ를 방문 하는데 "김 위원장도 만날 생각이 있는지 속을 떠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오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2분에 불과하겠지만 그대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회동 제안에 이어 "김 위원장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밝힌 것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번 방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냐'는 질문에 "아니다"며 직접적 회동에 대해 부정했던 것과는 매우 상반된 입장이다. 불과 사흘 만에 입장이 180도 바뀐 셈이다.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된 공식제기를 받지 못하였다"면서 나쁘지 않은 반응을 드러냈다.

최 부상의 발언을 잘 뜯어보면, 공식적 루트를 통해 북한에 정식으로 트럼프-김정은 회동을 요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짧더라도 약식 회동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북미 정상의 만남이 전격적으로 성사될 경우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트럼프-김정은 긴급회동, 성사 가능성 높아

당초 이번 방한 계기로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는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말이 급하게 바꿨지만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도 아닌 대통령의 '트위터'에 약 5시간 만에 최 부상을 통해 공식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김 위원장은 북한에서 절대 권력자이자 최고 영도자로서 그가 결정을 하면 갑작스러운 일이라도 곧바로 진행이 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북한이 공식적인 답변을 이렇게 짧은 사이에 내놓은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결심만 서면 뉴욕채널로 연락을 통해 오는 30일 긴급회동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지금으로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이 높지만 경우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역시 북미 정상의 회동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남북미 정상이 한 자리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청와대는 북미 정상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 북미간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우리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北美정상 긴급회동..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물꼬터질까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제안으로 북미 정상간 회동이 성사될 경우 비핵화 역시 상당히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비핵화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지도자의 의중이 강력하게 반영되는, '탑다운'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노이 담판 이후에도 서로의 개인적 관계는 좋다던 두 정상이 실제로 만나 대내외에 친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탑다운 방식으로 이어지는 북미 비핵화 협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고, 큰 틀에서의 양측의 양보 수준이 결정될 경우 급속히 실무협상 모드에 돌입할 수 있다.


앞서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 국면에서 김 위원장의 편지 내용을 공유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이 편지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은 김 위원장 역시 "(내용이) 흥미롭고, 정치적 판단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고 발언했다.

친서에서 나온 '흥미로운 부분'이나 '남다른 용기'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수 없지만 이번 긴급회동을 통해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된다면 비핵화는 '하노이' 수준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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