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도 넘지 못한 벽… 19세 막내의 '반란'
韓 여자 빙속 최초 1000m '톱10' 새 역사
주 종목 아니어도 9위… 세계가 놀란 '강심장'
"몸 풀기는 끝났다"… 16일 500m '메달 정조준'
韓 여자 빙속 최초 1000m '톱10' 새 역사
주 종목 아니어도 9위… 세계가 놀란 '강심장'
"몸 풀기는 끝났다"… 16일 500m '메달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무서운 10대'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빙속의 새 역사를 썼다.
'빙속 샛별' 이나현(한국체대)이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누구도 밟지 못했던 1000m '톱10'의 벽을 허물며 한국 빙속의 최고 간판이 될 가능성을 알렸다.
이나현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에서 1분15초7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30명의 출전 선수 중 당당히 9위에 이름을 올린 이나현은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 종목 올림픽 10위권 진입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기록은 단순한 순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유선희가 기록한 11위였으며, '빙속 여제' 이상화조차 2014년 소치 대회 1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전설적인 선배들도 해내지 못한 과업을 갓 스무 살이 된 막내 이나현이 보란 듯이 해낸 것이다.
이날 12조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이나현은 초반부터 거침이 없었다. 첫 200m 구간을 17초90(전체 9위)으로 주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한 그는, 체력적 부담이 가중되는 후반 레이스에서도 특유의 근성을 발휘하며 속도를 유지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인 1분13초92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으나, 생애 첫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강호들 사이에서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함께 출전한 한국 기록 보유자 김민선(의정부시청)은 1분16초24를 기록하며 18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비록 순위는 밀렸으나 초반 200m를 전체 5위(17초83)로 통과하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주며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
이제 전 국민의 시선은 오는 16일 열리는 두 선수의 주 종목, 여자 500m로 향한다.
1000m에서의 역사적인 톱10 진입은 이나현의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있음을 증명하는 확실한 신호탄이다. 부담스러웠던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주 종목인 500m에서는 한층 가벼운 몸놀림으로 메달 사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밀라노의 빙판을 뜨겁게 달군 19세 소녀의 질주가 16일, 금빛 결실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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