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마사요시
파이낸셜뉴스
2019.07.04 18:01
수정 : 2019.07.04 18:01기사원문
야스모토 마사요시(安本正義).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62)의 일본식 이름이다. 손 회장은 18세 때인 지난 1975년 미국 캘리포니아 홀리네임스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이 이름을 사용했다. 어린 시절 '조센진'이라는 차별과 멸시 속에서 성장한 그는 이때부터 야스모토라는 성씨를 버리고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이름을 바꾼 이유에 대해 그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성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고만 밝히고 있지만 그 나름의 뜻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깜짝 놀랄 만한 계획을 세운다. 이른바 '인생 50년 계획'이다. "20대에 이름을 날린다. 30대에 1000억엔의 자금을 마련한다. 40대에 사업에 승부를 건다. 50대에 연 1조엔 매출의 사업을 완성한다. 60대에 다음 세대에게 사업을 물려준다." 18세 청년이 세운 계획치곤 당돌하기 짝이 없지만, 놀라운 건 이 계획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모두 이뤄졌다는 점이다. 다만 하나 '60대에 다음 세대에게 사업을 물려준다'는 계획만 10년 뒤로 미뤘을 뿐이다.
손정의는 자신의 정신적 멘토로 사카모토 료마(1835~1867)를 꼽은 적이 있다. 도쿄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는 료마의 전신 사진이 걸려 있다고 한다. 에도 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유신의 기반을 다졌던 료마처럼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그는 생각하는 듯하다. "손정의는 기업이 아니라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는 스키모토 다카시('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저자)의 말도 같은 의미로 읽힌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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