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의 집단성
파이낸셜뉴스
2019.12.19 17:34
수정 : 2019.12.19 17:34기사원문
그리고 전체단합 모임은 없고, 개개인의 자율성이 존중되는 일종의 힐링 연수로 진행했다. 장소도 강원 홍천의 힐링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에서 진행했다. 이렇게 나누어지다 보니 다 참여할 수는 없고, 다섯번째 그룹에 합류해 참여했다. 프로그램도 색다른 것들이었는데 별을 보며 고구마를 구워먹는 시간, '포레스트 워킹(숲 산책)', 명상, 영화 보기, 요가·스파 프로그램도 있고,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참여할 수도 있고 시종일관 혼자 '취침'하면서 쉴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많은 직원이 만족한다는 보고를 받으면서 개인(자율)성, 프라이버시, 위계에 대한 거부감 등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서 행정이 이뤄져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개인성과 집단성의 새로운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집단성을 중시하는 사회였다. 그런 기업문화와 행정문화를 가지고 오랫동안 흘러왔다. 그런데 밀레니엄세대, X세대, 90년대생, 82년생 김지영들로 이루어지는 젊은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집단적 형식들과 젊은 세대 간의 괴리가 생겨나게 되었다. 젊은 세대 내부에도 다양성이 있지만, 그래서 기성세대에 비해서는 집단성보다는 개인(자율)성, 프라이버시에 민감하고 위계적인 문화에 대한 거부감 등을 더 폭넓게 가진다. 그런데 기업이나 행정은 과거의 집단적 형식들로 이뤄지는 것이다.
'꼰대'식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자율)성에 대한 감수성을 개인'주의'로 보고 가급적 통일적인 집단성을 문화적으로 가져가야 하고, 그래야 기업이나 행정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젊은 세대의 새로운 감수성을 존중하면서도 그것에 부응하는 새로운 집단적 형식을 개발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기성세대가 우려하는 집단성이 유지될 수 있고, 오히려 더 새로운 역동성을 가지면서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속한 교육청을 포함해서 공공행정부문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언제나 시선이 따갑다. 외부에서는 공무원에 대해 '철밥통'이라고 하고 '복지부동' 등 많은 비판들이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 보면 민원에 시달리고 밤늦게까지 야근해야 하고, 사건이 나면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등 참 힐링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도 한다. 이번에 연수를 하면서 그러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성세대적 시선이 아니라 젊은 세대의 감수성에 부응하는 새로운 시선에서 시도해야 함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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