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 백신 접종 느려 경제회복 기회 놓쳤다"
파이낸셜뉴스
2021.03.25 07:03
수정 : 2021.03.25 07: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100명당 백신 접종 건수가 미국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뒤처져 있으며, 한국 경제가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를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작년에 코로나 방역의 모델로 꼽혔던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이 결국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를 부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신 접종이 느린 아시아가 경제회복 기회를 낭비하다(Slow-vaccinating Asia is squandering its economic advantages)'란 기사를 통해서다.
아시아의 선진국인 한국 등은 중국보다도 훨씬 적다. 한국과 일본 호주는 100명당 2회분 미만만 배포됐을 뿐이다.
특히 한국은 “경제적 구렁텅이(economic pitfalls)에 빠질 수 있는 사례”라고 지목됐다. 백신 배포가 늦어지면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경고인 것이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9년 말과 지난해말 사이 약 1.2% 감소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지만 기업들의 상품·서비스 수출이 1.2% 늘어난 데 따른 착시 효과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민간소비는 같은 기간 6.5% 감소했다. 미국(-3.4%)보다도 나쁜 수치다.
외신에서는 “(한국 등에선) 늦어진 백신 배포 때문에 올해 하반기, 잠재적으로는 그 이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및 여행 금지를 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다. 홍콩과 마카오 보건당국이 중국 푸싱제약을 통해 공급 중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일부에서 포장 뚜껑의 결함이 발견돼 접종을 일시 중단하자 항셍 및 마카오 지수가 급락한 게 대표적인 예다. 백신과 투자 심리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비해 접종 속도가 한참 뒤처지는 데 따라 치러야 할 향후 경제적 비용은 더 클 전망이다. 미 중앙은행(Fed)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발생하더라도 당분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정책이 영원할 순 없기 때문이다. Fed가 긴축 정책으로 전환할 경우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아시아의) 국가들엔 추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불안한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아시아의 선진국에선 코로나 사망자 수가 적었던 탓에 백신 접종이 덜 시급한 문제였지만 앞으로는 백신의 제한적 수입 정책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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