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까 두렵다
2022.06.02 18:33
수정 : 2022.06.02 18:33기사원문
나이 들어 행복을 위협하는 것은 돈, 병 그리고 외로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고령화 속도가 빠른 국가에서는 늙음에 대하여 충분히 생각할 겨를도 여유도 없이 속절없이 노령에 이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일하고 싶어도 때가 되면 은퇴를 강요당하는 현실에서 노년을 대비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현재 이미 고령기에 있는 어르신들은 자녀의 성공을 위하여 본인의 삶을 희생한 대표적 세대이다. 이제 막 고령기에 들어가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는 준비된 노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미래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전통적 가족에 의한 부모 부양 기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사회와 국가가 가족의 기능을 상당 부분 들어주지 않으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기 힘들다. 문제는 국가가 할 수 있는 여력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는 것처럼 하는 것도 공허하다. 비용부담의 주체인 근로세대가 감소하고 지원이 필요한 노년계층이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가 해야 할 것과 개인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원칙이 필요하다.
고령사회가 진전될수록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도는 더 확대된다. 근로기간보다 노년기간에 불평등이 더욱 커지는데, 이는 근로기간에 벌어진 불평등이 노후 준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근로세대와 노년세대 간의 불평등은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국가가 과도한 노년기의 불평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재정여력의 한계 속에서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험과 기초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 등의 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제도 사이에 빠져 있는 부분을 촘촘히 채우면서 급여 간의 중복을 제거하기 위한 재구조화 작업이 요구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