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된 美, 우리 상황도 다르지 않다
파이낸셜뉴스
2023.08.02 18:21
수정 : 2023.08.02 18:21기사원문
더욱이 AA+ 등급으로 내려온 것은 29년 만이다. 같은 신용등급 국가들에 비해 미국의 통치기능은 20년 넘게 지속적으로 약화됐다는 게 피치의 평가였다.
금융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등급 강등이 20조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시장을 흔들 악재라고 평했다. 백악관은 피치 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에 나온 발표여서 더욱 당혹감이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등급 강등을 경고로 받아들이고 경제 운용에 참작해야 한다는 시장 전문가들 의견도 만만찮았다.
우리 정부의 재정상태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재정이 방만하게 운용되면 결말은 국가의 파탄이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외부 충격에 쉽게 노출되는 우리나라는 나라곳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쓰나미가 몰아쳤을 때 마지막 경제 방파제 역할을 했던 것이 재정이다. 당시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0%를 갓 넘긴 상태였다.
지금은 그때보다 재정여력이 5배나 줄었을 정도로 사정이 더 나빠졌다. 국회 예산처에 따르면 고령화까지 맞물린 지금 상태론 국가부채 비율이 2060년 160%를 넘고 1인당 국가채무가 1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야당은 틈만 나면 재정확대와 추경을 요구한다. 여야는 재정준칙 도입부터 결론 짓고 정부는 건전재정 유지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신용등급도 언젠가 강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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