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권한으로 AI제국 세우겠다는 트럼프 뚝심
파이낸셜뉴스
2025.01.22 18:17
수정 : 2025.01.22 18:17기사원문
5천억달러 투자 '스타게이트' 발표
규제 혁파·과감한 실행능력 배워야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빗댄 말이다.
미국을 잘 먹고 잘사는 국가로 만들기 위해 AI에 승부를 걸겠다는 거대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미국의 백년대계를 고민하며 내놓은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정책의 구조와 기대효과도 상상을 초월한다.
기대효과도 매우 큰데, AI 관련 일자리 수십만개가 창출된다는 것만 해도 작은 것이 아니다. 중장기적으론 미국 산업을 첨단기술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과 동맹국의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트럼프는 밝혔다. 거래 외교를 중시하는 트럼프 성향상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첨단기술 공급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의 패권 확장을 억제하고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의 과감한 실행력을 보면서 우리의 미진한 AI 대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각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우리는 트럼프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물론 초강대국 미국처럼 천문학적 액수를 투입하고 경쟁국의 기업 자본까지 끌어들일 힘은 우리에겐 없다. 다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AI 프로젝트를 우리도 미국처럼 가동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AI 구상에서 배울 점은 더 있다. AI 산업을 하나의 첨단기술 산업으로 보지 않고 초거대 생태계로 접근한 점이다. 둘째, 신속한 집행력이다. 트럼프는 AI 공장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비상권한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도체 부지 선정에 허송세월하는 우리와 한참 다르다.
규제완화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AI 산업 안정성 평가 의무화 등 빅테크 기업의 규제에 무게중심을 둔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의 AI 맨해튼 프로젝트는 규제를 중시한 바이든 정부의 정책과 결을 달리한다. AI 기술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다면 모두 걷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AI 산업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AI 최강국을 꿈꾸는 우리도 바짝 긴장해야 한다. 정면승부를 걸어도 될까 말까 한 싸움판에 어설픈 책략으로는 어림도 없다. 미국에 뒤지지 않는 AI 전략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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