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도 '짠물 소비'...실질소비 7분기만에 마이너스 전환
파이낸셜뉴스
2025.05.29 12:12
수정 : 2025.05.29 12:12기사원문
고소득층 내구재·준내구재 소비 줄여
월 535만원 벌어도 지갑 닫은 가계
저소득층은 고물가 탓 지출액 늘어
평균소비성향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1분기 가구의 소비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는 고물가 영향으로 지출액이 크게 늘었고, 고소득 가구는 내구재·준내구재 소비를 줄여였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다.
주거·수도·광열(5.8%), 식료품·비주류음료(2.6%) 등에서 늘었지만 교통·운송(-3.7%), 의류·신발(-4.7%) 등에서는 줄었다.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0.7% 감소했다.
실질소비지출은 소비 지출에서 물가 변동분을 제거한 것으로 가구의 실제 소비활동을 드러내는 지표다. 실질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로 7분기 만으로 팬데믹 당시인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물가 변동분이 포함된 소비지출은 월평균 295만 원으로 같은 기간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 소비지출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저소득 가구에서는 소득 감소에도 소비 지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 하위 20% 이하인 1분위 가구는 주류·담배(10.8%), 교육(28.2%), 음식·숙박(8.0)% 등 분야의 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소비지출이 3.6% 늘었다.
소득 상위 20% 이상인 5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2.1% 증가했다. 오락·문화(11.5%), 보건(11.2%) 등에서 소비가 증가했지만 교통·운송(-7.6%), 의류·신발(-3.3%) 등에서 소비를 줄인 결과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 가구 소득은 줄었지만 필요한 지출이 계속되면서 소비지출이 늘었고 5분위 가구는 자동차 구입 등 일부 내구재·준내구재 소비가 줄었다"며 "소비자심리지수가 작년 12월 이후로 계속해서 100을 넘지 않고 있는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미만이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월평균 소득은 다소 증가했다. 1분기 535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4.5% 증가했다. 실질 소득도 2.3%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3.7%, 3.0% 오른 데다 이전소득도 7.5% 상승한 영향이다. 특히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수급자가 확대되면서 공적이전소득이 9.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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