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라면 한개에 2000원 진짜냐?..종합 물가대책 보고하라"
파이낸셜뉴스
2025.06.09 15:59
수정 : 2025.06.09 1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서민가계를 압박하는 고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적 서민 지수 중 하나인 라면 가격을 비싸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내각과 참모들에게 종합적인 물가관리 방안 마련을 긴급 지시했다. 민생안정 관련 대선 공약으로 이른바 '먹사니즘'을 내세웠던 이 대통령이 서민층 먹거리 물가 변동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가공식품 위주로 맥주랄지 라면 등 저희가 (물가를) 눌러놨던 것들이 많이 오른 부분이 있다"며 "걱정되는 부분이 계란하고 닭고기, 특히 닭고기를 많이 수입하는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서 한두달 시차가 있긴 한데 잘못 대응하면 급등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 상승의 다양한 요인을 감안한 '맞춤형'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세상에 이유 없는 일은 없으니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한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황과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를 챙겨서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를 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민층 수요가 몰린 각종 생필품을 포함한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실질소득이 감소, 서민가계의 여력이 없어 곧바로 내수 및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기업 수익성 악화 등 전체적인 한국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은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을 위해 가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라면 한봉지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한 생필품 가격으로 국민 여러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물가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즉각적으로 조치를 시행할 수 있게끔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고물가 관리 의지에 화답하듯 여당도 보조를 맞췄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먹거리 물가가 끝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며 "계란도 4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며 한판에 1만원 시대, 이른바 금란이 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우선 조치로 당 차원에서 '물가관리 TF'를 구성키로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선 전 차기 정부의 민생 과제 1순위가 무엇인가를 묻는 말에 국민 열분 중 여섯 분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꼽으셨다"며 "국민의 말씀대로 물가 안정이 곧 민생 안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들에게 신속한 정책적 대응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 회의부터 실무자급 직원을 대동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이 (현안을) 다 알기가 어렵다"며 "회의할 때 담당 차관이나 실국장, 필요하면 과장도 같이 대동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가 '국민 삶의 질 제고'에 미치는 영향력과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우리가 쓰는 한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여러분이 하는 일이 얼마나 세상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지 책임감을 각별히 가져주기를 한번 더 부탁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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