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표준, '사람'이 미래다
파이낸셜뉴스
2025.06.11 19:01
수정 : 2025.06.11 19:12기사원문
이 때문에 국제표준화 회의장은 국익을 건 각국 전문가들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는 '소리 없는 전쟁터'로 불린다. 실제로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과 같은 대표적인 국제표준화 무대에서는 수십년의 관록을 지닌 전문가들이 회의를 주도하며 표준의 향방을 결정짓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표준을 이끄는 전문가로 성장하기까지는 기술 통찰력과 협상능력, 외국어, 리더십은 물론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이란 말처럼 이들은 단기간에 길러낼 수 없는 국가 미래의 소중한 인적자산이다.
이처럼 귀한 표준 전문가 확보의 중요성은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와 제품들은 모두 국제표준이라는 틀 위에서 구현된다. 이 틀을 설계하고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이들이 앞서 말한 국제표준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기술 전달자를 넘어 미래 기술의 지형도를 그리는 설계자이자 국제무대에서 국익을 대변하는 전략가다. 그렇기에 글로벌 ICT 표준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동력은 결국 '사람', 즉 국제표준화 전문인력과 그 역량을 키우는 데 있음은 자명하다.
이제 우리나라가 ICT 표준 선도국으로 도약하려면 현재 노력을 발판 삼아 더욱더 체계적이고 과감한 인재양성 전략을 펼쳐야 한다. 이번에 위촉된 '명장급 ICT 국제표준화 전문가'들이 경험과 지혜로 인재를 발굴하고 후배들을 이끌어 표준 전문가 선순환 구조의 핵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또한 명장들의 활동 지원을 넓히고 차세대 인력 양성에 더욱 힘쓰는 등 전문가 저변 확대를 위한 국가적 투자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들의 헌신이 씨앗이 되어 더 많은 젊은 인재가 표준 전문가의 길을 걷고 대한민국이 ICT 표준 강국으로 우뚝 서는 미래를 그려본다. 결국 기술혁신과 국가 경쟁력의 최종 방점은 '사람'이다.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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