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송영규, 반지하 살이 재조명.."두 딸 충분히 지원하기 위해 살림 줄여"
파이낸셜뉴스
2025.08.05 05:22
수정 : 2025.08.05 09: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화 '극한직업'에 출연한 배우 송영규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집안 사업이 어려워져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송영규는 약 4년전 집정리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 출연해 "전에는 더 넓은 아파트에서 11년 거주했다"면서 "두 딸의 교육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래 가라. 아빠가 열심히 뒷바라지해볼게'라고 했다"면서 "유학비나 둘째를 충분히 지원하기 위해 살림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아내 또한 "좋은 집에 있는 것보다 아이들 꿈이 우선이었다"고 했다.
송영규는 1994년 어린이 뮤지컬 '머털도사'로 데뷔했다. 이후 뮤지컬 '레미제라블'(1998), '안중근'(1999), '한여름 밤의 꿈'(1999) 등에 출연한 그는 상업 영화·드라마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췄지만, 20년 가까운 무명 생활을 견뎌야 했다.
송영규가 '신 스틸러'로 주목받은 건 2012년 드라마 '추적자'를 통해서다. 이전까지 생계를 위해 고층 건물 창문닦이 등 막노동을 병행해온 그는 드디어 연기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아내 역시 카페를 운영하며 옆에서 송영규를 물심양면 도왔다.
하지만 2023년쯤 작품 수가 줄어들면서, 경제적 어려움은 커졌다. 아내 카페도 적자를 면치 못하자, 다작(多作)을 하며 고군분투했다.
송영규는 가족과 별거까지 하면서 연기에 집중했지만, 올해 6월 음주 운전 적발로 그나마 출연하던 작품에서도 하차를 당했다. 위약금에 대한 압박도 상당했다.
그의 지인은 "작년에 만났을 때까지도 (아내와 자녀 등) 가족들과 따로 살고 계셨다. 분당 쪽 오피스텔을 얻어 혼자 살면서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며 "그런 상황에서 음주운전 사건까지 터지니까 앞날의 막막함이 커졌던 것 같다.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송영규는 당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음주 운전에 대해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지만, 아는 지인이 찾아와 잠시 편의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기사님이 가셨다. 집까지 5분 거리도 안돼 당시 내가 잘못된 판단으로 크루즈 콘트롤을 하고 직접 운전했다가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주량이 많지 않았다고도 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마셔 컨디션이 더 저하됐던 것 같다며 "지인들도 같이 있었고, 같이 대리도 부르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라고 자책했다.
송영규는 논란 한달여 만인 지난 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인이 그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타살 등 범죄 혐의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인의 빈소는 용인시 다보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8시, 장지는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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