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5500억달러, 우리 마음대로" vs 日 "그건 아니잖아..." 우려가 현실로
파이낸셜뉴스
2025.08.06 11:21
수정 : 2025.08.06 13:40기사원문
트럼프, 일본의 대미 투자 발표를 계약금이라 표현하며 '우리 자금'으로 규정
일본 정부는 정부계 금융기관을 통한 민간 중심 투자라며 해명
미국 대통령령에 명시된 경감 조치 대상도 EU에 한정
일본은 "EU와 동일한 적용을 받기로 했었다"며 즉각 항의
아카자와 경제재생상 방미, 양측 인식 차 조율 나서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관세 합의와 관련해 "우리가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라고 표현하면서 양국 간 인식 차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발표한 관세 부담 경감 조치에서 일본이 제외된 사실도 확인되면서 양측의 조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이 합의한 최대 5500억달러(약 76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해 "야구선수가 계약 시 받는 계약금과 같은 개념"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어떤 것에도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해당 자금이 정부계 금융기관을 통한 출자, 융자, 융자 보증 등으로 구성된 민간 중심의 투자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미국의 자금'으로 간주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미국 측에 사실관계 확인과 입장 조율을 요청할 방침이다.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5일부터 방미해 미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같은 날 미국 정부는 관세 인하와 관련한 새로운 대통령령을 연방 관보에 공표하며 세율 부담 경감 조치의 적용 대상을 유럽연합(EU)으로 한정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22일 미일 합의 당시 해당 조치에 일본도 포함된다고 미국 측과 확인했다고 밝혀왔다.
문제가 된 조치는 기존 세율과 상호관세를 합산해 최대 15%로 통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존 세율이 4%인 일본산 의류가 조치 대상이라면 총 세율이 15%로 제한되지만, 제외될 경우 기존 세율 4%에 상호관세 15%가 더해져 총 19%가 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 역시 지난 4일자로 일본이 제외됐다는 내용을 수입업체에 통지했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자신들의 해석이 맞다는 입장이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같은 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 측에 재확인을 요청했고, 'EU와 동일하게 취급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연방 관보를 통해 공식 문서로 일본을 제외한 상황이어서 양측의 인식 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EU와 합의에 포함된 6000억달러 상당의 대미 투자 역시 "무엇이든 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U 측은 이 자금이 민간의 자율적 투자라고 설명하고 있어 일본과 마찬가지로 인식 불일치가 존재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에 대해서도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면서 "연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