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 “美농산물, 검역 단계 건너뛸 수 없다”

[파이낸셜뉴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미국과 검역 절차 개선 협의에 대해 “농산물 검역 단계를 건너뛸 수 없다”며 “검역 단계가 빨라질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산 사과 등은 식물수입위험분석(IRA) 8단계를 따라야 하는데 각 단계별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미국 측 검역을 전담하는 US데스크 설치에 대해선 “소통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7일 오후 1시10분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 협상에 대해 “농업개방 요구가 상당히 높았다. 쌀, 소고기를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협상을 완료했다”며 “물론 대통령께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구두 상황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문서화될 때까지 (협상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6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입장에서 검역과 관련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미국 전담) 데스크를 (운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해당 발언을 이유로 ‘농산물 검역 절차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송 장관은 이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역인력이 현재 11명 있다. 대륙별로 인력이 있는 상황에서 US데스크 컨택포인트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이 검역이 오래 걸린다는 주장을 했고 그 부분에 (US데스크로) 답을 한 것이다”며 “단계가 빨라질 순 없다”며 “평균적으로 우리가 (검역절차) 수입할 때 8.1년, 수출할 때 7.9년이 걸렸다. 검역은 상호과정이고 전문영역이지 절차를 건너뛰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US데스크 설치로 인해 미국과 소통이 강화되면 검역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에 대해 “단정할 수 없다”며 “일본 사과는 IRA 5단계에서 멈췄다. 일본에서 병해충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검토한 것이 훈증이었다. 훈증하면 비용이 늘고 유통기간이 줄어든다”며 “수츨에 별 이득이 없으면 단계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설사 미국산 농산물이 검역 단계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수출에 실익을 따지는 과정에서 검역 단계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송 장관은 미국과 검역 협상 과정에서 농산물 맞교환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 수출품으로) 열처리 축산물을 밀고 있다”며 “수출하고 싶은 게 많은데 유리한 것 위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검역본부는 국산 수삼의 미국 수출과 미국 텍사스산 자몽의 국내 수입을 맞교환하는 검역협상을 맺었다.

수삼을 수출하는 대신 자몽을 들여오는 식이다. 검역은 양국이 우선순위 농산물을 두고 진행된다. 향후 미국 측이 한국 IRA를 받을 우선순위 농산물을 정할 경우 한국은 포장된 김치찌개 등 열처리 축산물을 내밀겠다는 것이다.

[e-mail]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