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덕에 사상 최대 매출"...고려아연·LS MnM, 제련 부진 속 '반짝 실적'

파이낸셜뉴스       2025.08.11 05:29   수정 : 2025.08.11 05:29기사원문
2Q 귀금속 판매액·가격 급등
업계 "본업 경쟁력 회복이 장기 해법"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과 LS MnM이 아연·구리 등 비철금속 부진에도 금·은 가격 급등 효과로 2·4분기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국제 귀금속 가격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안전자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판매액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이번 호황은 외부 변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장기적으로는 제련 부문의 경쟁력 회복이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해 2·4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2조4614억원, 영업이익은 2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 3.5% 증가했다. 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호실적의 핵심 배경으로는 귀금속이 꼽힌다. 2·4분기 전체 매출에서 금과 은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17%, 31%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포인트(p), 2%p 확대됐다. 금 판매액은 7732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고 은 판매액은 1조5193억원으로 39.8% 늘었다. 지정학 리스크 심화와 관세협상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금과 은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격 상승세도 뚜렷했다. 2·4분기 금 가격은 온스당 3282달러로 7개 분기 연속 상승했고 은 가격은 33.6달러로 6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금은 40.4%, 은은 16.5% 올랐다. 3·4분기 들어서도 강세가 이어져 지난 7월 24일 기준 국제 은 현물가는 온스당 39.1달러로 연초 대비 35.27% 상승해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도 29% 올랐다.

반면 아연·연·구리 등 비철금속 사업은 가격 하락으로 부진에 빠졌다. 2·4분기 1MT(1MT=1000㎏)당 가격은 아연 2629달러(전년 대비 7.4%↓), 연 1945달러(10.29%↓), 구리 9510달러(2.56%↓)로 떨어졌고 판매량과 매출 모두 감소하거나 보합세를 나타냈다.

LS MnM 역시 귀금속이 제련 수익 악화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분기 매출은 2조8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제련수수료(TC/RC)는 t당 20~30달러로 2년 전(80~90달러) 대비 급락했으나 금·은 가격 상승이 타격을 완화했다.

LS MnM의 금·은은 동제련의 최종 공정에서 생산되는 순도 99.99% 이상의 제품으로 회사는 연간 △금 60t △은 1200t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귀금속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금을 생산하지 않는 영풍은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영풍은 올해 1·4분기 영업손실이 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확대됐다. 제련 매출의 84%가 아연괴에 집중돼 있어 2·4분기에도 아연 가격 하락과 제련수수료 급락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내 침전저류지에서 금·은 회수가 가능하지만 환경부 통합환경허가 조건에 따라 일부를 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환경부와 토양 정화 및 처리 기한을 협의하며 장기적으로 유가금속 회수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업계는 귀금속 호조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련 사업의 구조적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귀금속 가격은 대외 변수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며 "본업인 제련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생산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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