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엔비디아도 못한 완전 병렬처리 CPU 구현할 것"
파이낸셜뉴스
2025.08.10 18:37
수정 : 2025.08.10 18:36기사원문
데이터 공유·연산 동시에 처리
한번에 1개 처리 기존 한계 넘어
내년 EOPPP 기반 테스트칩 출시
韓 비메모리 점유율 끌어올릴 것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 병렬 처리 방식의 중앙처리장치(CPU)를 구현해 비메모리 분야 팹리스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이준범 모르미 대표는 10일 "현재 3%에 불과한 우리나라 비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모르미를 창립할 2018년 당시만 해도 1%의 가능성만을 보고 시작했다. 그러나 세상에 없던 '한 주기 이론(EOPPP)'을 점차 구체화하면서 병렬처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병렬처리를 가능하게 하려면 '종속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CPU의 연산 코어는 하나의 명령어를 받아 데이터를 하나씩 처리하기 때문에 속도에 한계가 있다"며 "코어가 많아지더라도 성능은 최대 2배 정도 개선되는 데 그친다. 쉽게 말하면 요리사가 많아지면 수준 높은 음식이 다양하게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주방만 복잡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PU의 연산 코어는 하나의 명령어를 받아 데이터를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한다. 따라서 CPU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통 동작 속도를 높여 데이터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이 방식을 깨고 종속성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모르미의 EOPPP 이론이다. 이 기술은 먼저 연산 전 각 데이터를 정렬·저장하고, 저장된 데이터를 한 주기에 처리한다. 재정렬 후 저장된 결과는 다음 주기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연속적인 병렬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기존 CPU가 2개의 연산 입력만을 사용하는 반면, EOPPP는 64개의 입력을 받아들여 연산한다"며 "각 코어는 좌우 32코어까지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코어 간 데이터 공유 및 연산을 동시 처리함으로써 병렬처리에 가장 큰 장벽이던 종속성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병렬처리 컴퓨팅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기존 CPU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능이 대폭 개선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확 줄어들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서버 과열과 그로 인한 냉각 시스템 구축 등의 어려움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르미는 이를 실제로 검증하기 위한 컴파일러 1.0 버전을 만들었으며, 내년 말 테스트칩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전념을 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한국, 미국, 중국 등지에 출원한 특허는 20건 이상이며 이 중 12건은 등록이 완료됐다"며 "현재 실리콘밸리와 일본 등 글로벌 공동 연구팀을 결성해 구현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르미 기술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결정, 이후 모르미 CSO로 합류한 엄정한 비엘티(BLT) 변리사는 "인텔에서 CPU 설계 초기 작업을 함께한 에레즈 미국 텍사스대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 연구자들이 하나둘씩 이 이론에 관심을 보이면서 팀에 합류하고 있다"며 "파트너로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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