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위해 싸우던 수군의 희생·정신을 들여다보다

파이낸셜뉴스       2025.08.13 19:04   수정 : 2025.08.13 19:04기사원문
(1) 수군과 수군진
삼도수군해방총도
19세기 수군진 배치 담아낸 병풍
수군조련도·수군조련홀기
훈련 장면·신호 등 정교하게 묘사
삼도수군통제사 의장물 팔사품
통제영 권위 상징하는 대표 유물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은 광복 80주년, 대한민국 해군 창설 8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29일부터 오는 10월 26일까지 기획전시 '수군, 해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해군의 뿌리인 '수군'이 나라를 지켜온 여정을 보여준다. 영토를 맞댄 국경선 뿐 아니라 바다를 건너 침입한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켰던 최전선에는 '수군'과 '수군진'이 있었다.

수군 체계와 훈련 실태를 보여주는 유물들을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 김승신 학예사의 도움말을 빌려 앞으로 격주씩 3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바다를 지키는 일'은 단순한 해상 전투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나라의 세곡을 지키기 위해 조운선을 호위하고 바닷길을 감시하는 한편 정박지를 보호했다. 해상 날씨를 관찰해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평시에도 바다의 질서를 책임졌다. 이들의 임무는 국가 운영과 경제 기반을 유지하는 필수 요소였다.

이 모든 역할을 가능하게 했던 기반은 '수군진'이었다. 경상·전라·충청 삼도의 연안을 따라 설치된 수군진은 군선이 머무는 군항이자 병력이 상주하는 현재의 해군기지와 같은 역할을 했다. 경상·전라·충청 삼도 수군의 본영인 통제영은 수군 운영의 핵심이었다. 통제사는 세 수군을 총괄하며 대규모 훈련과 해상 작전을 지휘했다.

이번 기획전시는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으로 대표되는 조선 수군의 영웅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수군'이 해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끊임없는 경계와 훈련, 군선 건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음을 알 수 있다.

'수군'과 '수군진'은 전장의 최전선에 있었고 이들이 없었다면 바다도 나라의 안녕도 지켜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수군의 다양한 활동과 헌신을 이번 전시를 통해 되새겨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삼도수군해방총도'는 19세기 경상·전라·충청 수군의 수군진 배치와 병력 현황을 그림과 글로 표현한 병풍이다. 통제영, 휘하 수군진 편제 등 조선 수군 조직과 전술 운용의 체계를 잘 보여준다.



'수군조련도'와 '수군조련홀기'는 수군의 훈련 장면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수군 훈련의 25개 절차에 따른 임무수행 방법, 깃발과 북소리를 활용한 신호 체계, 조선 수군이 따랐던 진법, 군선 운용 방식 등은 조련의 정교함을 실감하게 한다. 단순한 병력 훈련을 넘어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전투 준비의 일면이다.



통영 충렬사에 전해지는 '팔사품'은 임진왜란 당시 전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을 치하하기 위해 명나라 신종 황제가 하사했다고 전해지는 유물이다.


'팔사품'은 삼도수군통제사의 의장물로 '수군조련도' 등 수군 관련 그림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등 통제영과 통제사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팔사품' 앞에 선다는 것은 단지 유물을 보는 것을 넘어 전장에서 끝내 목숨을 바쳐 싸운 이들의 고귀한 정신과 마주하는 일이다. 국가와 바다를 지키기 위한 희생의 상징이자, 통제영을 거쳐간 수많은 수군의 기억이 담긴 유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도움말=국립해양박물관 김승신 학예사

정리=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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