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내면 IQ 높은 아이 낳을 수 있다"..실리콘밸리서 성행하는 '위험한' 검사
파이낸셜뉴스
2025.08.14 17:00
수정 : 2025.08.14 1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능지수(IQ)가 높은 자녀를 선택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는 부모들이 출생 전에 자녀의 지능을 선택하기 위해 '배아 유전자 검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 의대의 통계유전학자 사샤 구세브 교수는 이러한 ‘유전 최적화’ 현상에 대해 "실리콘밸리의 능력주의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은 자신이 똑똑하고 성취를 이뤘으며, 좋은 유전자를 보유했으므로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들은 자녀들도 똑같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도구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아 IQ 예측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가장 높은 IQ를 가진 배아를 선택하는 것은 되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이 가장 큰 배아를 선택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아 IQ 예측 모델을 개발한 샤이 카르미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이 모델을 이용한다고 해도 평균 3∼4점 정도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라며 “자녀를 신동으로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실리콘밸리의 난임 스타트업 ‘오키드헬스’에서 배아 유전체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오키드헬스는 배아에서 채취한 5개 세포만으로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고 1200여개의 단일유전자 질환과 조현병·알츠하이머·비만 등 다유전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아이를 선별해 낳을 수 있게 도와준다고 주장한다.
현재 이 스타트업의 검사 비용은 배아 하나당 2500달러, 체외인공수정(IVF) 1회 평균 비용은 2만 달러(2800만원)에 달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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