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절반이 업무에 AI 사용… 생산성 1% 향상 효과

파이낸셜뉴스       2025.08.18 12:00   수정 : 2025.08.18 18:26기사원문
AI 업무 활용률, 美의 2배
청년·고학력층이 더 활용
근로자 주당 5~7시간 사용
업무시간 3.8% 단축 기여

한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업무 활용률이 미국의 2배 이상 높은 가운데 남성, 청년층, 고소득, 고학력일수록 활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무시간 단축으로 우리나라 경제 생산성이 1.0% 좋아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향후 40조원에 가까운 AI기술발전기금도 구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국내 최초로 AI 활용과 관련한 가계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자 중 생성형 AI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비율은 63.5%로 나타났다.

업무 목적 생성형 AI 활용률은 한국이 51.8%로 미국(26.5%)보다 2배 높았다. 과거 인터넷 상용화 3년 후 활용률(7.8%)과 비교하면 8배에 해당한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사용하는 근로자는 주당 5~7시간을 AI 사용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주당 0.5~2.2시간)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활용 강도로 하루 1시간 이상 AI를 사용하는 '헤비 유저'의 비중도 한국(78.6%)이 미국(31.8%)을 압도했다.

AI 활용률은 개인 및 직업 특성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55.1%)이 여성(47.7%)보다 높은 활용률을 나타낸 가운데 청년층(18~29세)의 활용률이 67.5%로 장년층(50~64세·35.6%)의 두 배에 육박했다. 학력별로 보면 대학원 졸업자(72.9%)가 대졸 이하(38.4%)보다 높았다. 직업별로 보면 전문직의 활용률이 69.2%로 단순노무 종사자(31.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매일 사용한다'는 비중이 11.9%로 서비스 종사자(2.1%)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관리직, 사무직도 각각 AI 활용률이 65.4%, 63.1%로 나타나 업무 특성이 AI 활용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분석 결과 생성형 AI 활용으로 평균 업무시간은 3.8%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 40시간 근무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일주일에 약 1.5시간 업무효율이 개선된 것으로, 이에 따른 잠재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는 1.0%로 추정됐다. 예를 들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4·4분기 이후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2·4분기까지 3.9% 성장했는데 이 가운데 생성형 AI 도입의 잠재 기여도가 1.0%p라는 뜻이다.

서동현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 과장은 "생성형 AI 도입에 따른 시간 단축으로 약 2년 반 동안 우리나라 전체 경제의 생산성이 1% 높아졌다"며 "다만 업무시간 감소를 근로자들이 어떻게 활용했느냐에 따라 실제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시간 단축 효과는 경력이 짧은 근로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 AI가 업무 숙련도 격차를 완화하는 평준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생성형 AI 활용 이후에도 업무시간이 줄어들지 않은 근로자 비중이 54.1%임을 고려할 때 향후 생산성 향상 효과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지적 노동뿐만 아니라 자율로봇 등 물리적 AI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물리적 AI에 노출된 근로자 비중이 11% 수준인데 향후 27%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기계를 직접 조작하는 장치·기계 조작 종사자가 AI와 협업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아울러 한은은 AI에 대한 국내 근로자의 인식 등을 고려할 때 향후 5년간 38조원의 기금도 조성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설문조사 결과 48.6%의 근로자가 AI기술이 향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 부정적인 응답(17.5%)을 큰 폭으로 상회한 가운데 32.3%의 근로자가 AI기금에 참여할 의향을 밝혔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기금 참여 의향을 밝힌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불 가능 규모를 추가로 설문한 결과 근로자 평균 향후 5년간 소득의 0.5% 수준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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