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 늘어” vs “반짝 효과뿐”…소비쿠폰 한 달 성적표는

파이낸셜뉴스       2025.08.20 14:51   수정 : 2025.08.20 14:52기사원문
"시장 풍경 달라졌다"...곳곳에서 체감된 소비쿠폰 효과
매출·방문객 동반 증가...소비심리도 4년 만에 최고
"결제수단만 바뀌었을 뿐" 반짝 효과 그친단 지적도
국민 절반 이상 "정책 지속 필요"...보완 요구도 여전
"소비쿠폰 마중물 역할...중장기 대책 병행해야"



[파이낸셜뉴스] 20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의 식재료 상인 권순일씨(가명·55)는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그는 "저녁때 반찬거리 사러 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늘었다"며 "낮에도 어르신들이 나물, 두부 같은 걸 많이 챙겨 간다. 다만 다들 우스갯소리로 아껴 써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1일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한 달을 맞았다. 정부는 일반 국민 15만원, 차상위계층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 40만원의 1차 소비 쿠폰을 지급했다. 사용처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매장으로 한정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소비쿠폰 지급률은 97%를 넘었다. 총 4893만명에게 8조8619억원 가량이 풀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매 판매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고, 소비심리는 4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실제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장기 평균을 웃돌았다.

소상공인 반응도 긍정적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5일부터 3일간 골목상권 및 전통시장 소상공인 20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 후 절반이 넘는(55.8%) 사업장에서 매출이 늘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10~30% 증가율을 기록했다. 방문객 증가율도 51.8%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5.5%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이용 유도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영숙씨(가명·64)는 “손님이 눈에 띄게 폭발적으로 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 초보다는 숨통이 좀 트였다”고 했다.

물론 상반된 시각도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허설현씨(가명·38)는 “손님이 새로 늘었다기보다는 평소 오시던 분들이 결제 수단만 바꾼 경우가 많다”며 “한 달간 반짝 효과는 있었지만 앞으로는 추세가 꺾일 것 같다”고 말했다.

피엠아이의 전국 조사(전국 성인 남녀 1000명)에서는 국민 53.9%가 '소비쿠폰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21.1%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25%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쿠폰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정기 할인행사처럼 단기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며 “장기적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침체된 민생 경제에 숨통을 트이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제도적 장치와 병행해 소비 진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안부는 내달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예고했다.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10만원이 지급될 전망이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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