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17년 만에 최고치
파이낸셜뉴스
2025.08.21 16:01
수정 : 2025.08.21 16: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도쿄=김경민 특파원】일본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21일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일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1.61%까지 치솟으며 2008년 10월 중순 이래 약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20년물 금리도 1999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655%까지 올랐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올린 이후 네 차례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10월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소수 여당이 되면서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강하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야당들은 지난달 참의원 선거에서 소비세 감세를 주장했고, 이에 적자 국채 발행과 유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으로 시장에서 장기금리가 오른 바 있다.
일본의 한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갑자기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을 언급한 것은, 금융정책 변경을 통해 엔화 약세·달러 강세를 시정하고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재생상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베선트 장관은 일본에 대해 금리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간접적인 압력을 받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지표가 발표된 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올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 분기 대비 0.3% 증가했다.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하는 강세를 보여줬다. 개인소비, 설비투자가 성장을 이끌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토추 경제연구소의 다케다 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관세 영향으로 외수는 앞으로 감속할 듯 하나, 소비가 버팀목이 돼 경기 침체 리스크는 줄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번 2분기 GDP 지표로 "10월 추가 금리 인상 확실도가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은 올해 9월 18~19일, 10월 29~30일, 12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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